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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月14만원 내면 한달 4회 집안일 도와줘…복지부 , 7월부터 ‘가사지원’ 시범사업

입력 2022-05-17 03:00업데이트 2022-05-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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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동해선 맞벌이-한부모 대상… 서울은 출산 앞둔 임신부만 해당
공공 도우미가 청소-빨래-요리… 장보기-아이-반려동물 돌봄은 안돼
시민들은 기대-우려 반응 엇갈려
두 돌 된 딸, 남편과 함께 사는 워킹맘 이모 씨(34)는 주말인 15일 사설 청소 서비스를 이용했다. 업체 직원 한 명이 나와 전용면적 80m²대 아파트를 4시간 동안 말끔하게 청소하고 떠났다. 여기에 든 비용은 6만 원. 이 씨는 “일과 육아, 가사를 동시에 하려니 힘이 들어 2주에 한 번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전적으로 민간의 영역이었던 청소, 세탁, 요리 등 가사 도우미를 정부 지원을 받고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보건복지부는 서울, 울산, 강원 동해시 등 3개 지방자치단체에서 ‘가사지원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 정부 예산으로 가사 도우미 고용
시범사업을 시행하는 지자체 주민들은 가구 소득에 따라 월 2만4000원에서 14만4000원을 내면 한 달에 4차례(주당 1회, 4시간) 가사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 예산을 들여 개별 가정의 가사 도우미를 지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과 강원 동해시에 사는 사람은 7월부터 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18세 이하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 또는 일하는 한부모 가정이 신청 대상이다. 최장 6개월 동안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울산은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최근 3년 이내 출산한 산부는 맞벌이를 하지 않아도 신청할 수 있다.

서울은 출산을 앞둔 임신부만 가사 지원을 이용할 수 있다. 소득이 2인 가구 기준 489만 원, 3인 가구 기준 629만 원 이하여야 신청 대상이 된다. 서울은 가정당 2개월씩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누구에게나 가사 도움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소득 기준을 없애거나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사지원 비용 역시 1회당 5만, 6만 원대인 사설 서비스에 비해 저렴하게 책정했다.
○ 청소 세탁은 ‘OK’, 아이 돌봄은 ‘NO’
정부의 공공 가사 도우미는 각 가정을 찾아가 청소, 세탁, 정리정돈, 요리를 해 준다. 주 1회 4시간씩이다. 신청하면 가정별로 필요한 가사 도움이 뭔지 상담하고 세부 내용을 정한다. 단, 장보기, 아이 돌봄, 반려동물 돌봄, 입주 청소는 하지 않는다. 각 가정에 파견되는 도우미들은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지역 내 가사서비스 제공기관 소속이다. 가사관리전문가, 가정관리사, 요양보호사 등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

복지부는 공공 가사 도우미에 앞으로 참여하는 지자체 수를 단계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다만 지자체가 원하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라 앞으로 이 사업이 어느 정도까지 커질지는 미지수다.

시민들 사이에선 공공 가사 도우미와 관련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 씨는 “육아와 달리 가사 공공 서비스는 처음이라 ‘혁명적 발상’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반면 딸 둘을 키우며 맞벌이하는 직장인 신모 씨(40)는 “가사 노동은 주말에 몰아서 처리하는 만큼 차라리 평일 아이들 돌봄을 강화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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