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의 재도전, 한 달 앞으로… “지난해의 실패는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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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결합작업 앞두고 마지막 공개

이달 10일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협력사 관계자들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1단과 2단 엔진 체결조립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달 10일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협력사 관계자들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1단과 2단 엔진 체결조립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10일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두 번째 시험발사를 앞두고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1단과 2단 로켓이 결합 작업을 앞두고 누워 있었다.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1단은 길이만 23.1m, 2단은 18.5m에 이른다. 각 단의 최종 점검과 발사 때 로켓 각 단을 분리하는 파이로록(화약을 터뜨리는 장치) 설치를 마치고 2주 뒤 성능 검증 위성을 실은 3단 결합만 끝나면 최종 발사까지 모든 준비를 마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다음 달 15일 2차 발사를 앞둔 누리호의 모습을 이날 마지막으로 공개했다. 장영순 항우연 발사체체계개발부 부장은 “지난해 10월 21일 첫 발사에서 위성 모사체(모형위성)를 목표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하며 실패를 맛본 누리호의 재도전 준비가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 독자 개발 덕에 발사기간 1개월만 밀려

누리호는 중량 1.5t의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의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는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한 우주발사체다. 독자 기술로 확보한 75t급 액체엔진 4기를 묶어 300t의 추력을 내는 1단 로켓과 75t급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 2단 로켓, 7t급 액체엔진 1기가 들어가는 3단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10월 이뤄진 첫 발사에서는 3단 엔진이 계획보다 일찍 꺼지면서 목표 궤도인 700km에서 초속 7.5km의 속도로 모형위성을 투입하는 데 실패했다. 설계 과정에서 실수로 3단 엔진의 산화제 탱크에 들어 있는 헬륨 탱크의 고정 장치가 풀리면서 엔진이 예상보다 일찍 꺼진 것이다.

실패 원인 분석과 해결책 마련까지는 5개월이 걸렸다. 1차 발사 실패 당시 2차 발사가 반년 이상 연기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예상외로 발사는 예정보다 딱 1개월만 미뤄졌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2009년 나로호 1차 발사 실패 때는 파트너인 러시아 측이 보안 문제를 제기해서 원인 파악에 시간이 걸렸지만 독자 개발한 누리호는 처음부터 끝까지 국내에서 모든 부분을 제작하다 보니 문제 파악과 해결책을 찾는 데 들어가는 시간이 훨씬 적게 걸렸다”고 말했다.

지난달 조립이 끝난 누리호 두 번째 발사체 일부를 뜯어 보완도 마쳤다. 고 본부장은 “1차 발사 때 정상 작동한 1단 엔진과 2단 엔진 성능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판단했다”며 “2차 발사 때는 별도의 사전 연소 시험이나 리허설 없이 곧바로 쏘게 된다”고 말했다.

장영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체계개발부 부장이 발사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장영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체계개발부 부장이 발사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달 16일 3단에 실릴 성능검증위성이 조립동에 도착하고 1∼2단 조립이 끝나 3단과 결합까지 끝나면 다음 달 12일쯤에는 모든 발사 준비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발사 하루 전인 다음 달 14일 이송장치에 실려 나로우주센터 가장 남쪽에 자리한 발사대로 옮겨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사관리위원회는 당일 기상과 우주 날씨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발사 시간을 확정할 예정이다.

○ 누리호 후속 발사체 개발도 속도 내

누리호 후속 발사체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방문한 발사체조립동 한편에서는 누리호 3호기 동체 조립이 진행되고 있었다. 내년 1월 발사를 앞둔 누리호 3호기에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실린다. 국산 발사체에 일반 상용 위성과 같은 성능을 갖춘 위성이 실리는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3호기는 본격적인 독자 우주 개발의 시대를 열 발사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부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에 6874억 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누리호 3호기를 포함해 모두 4기의 발사체를 추가로 발사할 예정이다.

점차 저가 경쟁으로 치닫는 상업 발사 시장에서 누리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1조9330억 원을 들여 누리호보다 강력한 2단형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에 대한 예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다.

차세대 발사체는 액체산소와 케로신(등유) 연료를 사용하는 2단형 발사체로, 누리호보다 단수는 하나 적지만 추력은 늘어났다. 순조롭게 개발이 진행되면 2031년 달착륙선을 우리 발사체로 실어 보내는 첫 임무에 나선다.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 등이 개발한 재사용 로켓에 들어가는 재점화와 추력 조절 기술을 함께 확보하는 것도 목표로 세웠다. 보통 예비 타당성 조사에 7개월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과는 올해 11월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고흥=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누리호#재도전#엔진 결합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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