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만 1인당 GDP 韓 추월할 것”… 기업 족쇄 풀어야 하는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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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4월 1일 금요일 대만 북부 신추시 공군기지를 방문해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4월 1일 금요일 대만 북부 신추시 공군기지를 방문해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최근 당 중앙상무위원회 회의에서 “2003년 이후 19년 만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정부가 경제구조를 개선한 성과 덕분”이라고 자찬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대만의 1인당 GDP가 3만6051달러로 3만4994달러에 그친 한국을 역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 역전의 주역은 기업이었다. 간판 기업인 TSMC가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과반 점유율로 국가 경제를 견인했다. TSMC 기업 가치는 이미 2019년 11월부터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반도체는 지난해 대만 수출액의 37%, GDP의 17%를 차지했다.

대만은 한때 중국의 하청공장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중국에 제조업 경쟁력을 내준 데다 친중 정권이 집권하면서 기업들이 대거 중국으로 빠져나갔다. 2016년 집권한 차이 총통은 “민간 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인공”이라며 기업이 다시 뛰게 했다. 금융 세제 등 묶음 지원책으로 밖으로 나간 기업을 불러들였다. 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위해 대학에 반도체 전공 신입생을 1년에 두 번 뽑게 했다. 작년 5월 대가뭄 때는 농민들을 설득해 논에 댈 물을 반도체 공장으로 돌리기까지 했다.

한국 기업들은 기본 인력난조차 못 풀고 있다. 올해 1월 이른바 ‘반도체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기업들의 숙원인 수도권 대학 반도체학과 정원 확대 등 알맹이가 빠졌다. 새로운 인력 공급이 불가능하다면 주 52시간제라도 완화해 달라고 했지만 이 역시 반영되지 않았다. 투자 세액 공제 혜택도 축소됐다.

각종 규제에 묶인 미래 산업도 마찬가지다. 온라인플랫폼과 바이오·헬스 핀테크 등 우리나라 3대 신산업 대표 6개 기업의 시총 합계가 중국 텐센트의 3분의 1 미만이라는 발표도 나왔다. 한국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대만이 이미 보여줬다. 규제 족쇄를 풀고 첨단산업 인재를 양성해 기업이 뛰게 하는 것이다. 새로 출범하는 차기 정부의 정책 대전환을 기대한다.
#대만 1인당 gdp#韓 추월#기업 족쇄#차이잉원 대만 총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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