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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110개 국정과제에 209兆… 포퓰리즘 공약 과감히 손절해야

입력 2022-05-04 00:00업데이트 2022-05-0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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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보기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인수위가 준비한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어제 새 정부의 110개 국정과제를 내놨다. 국정운영 원칙으로는 ‘국익·실용·공정·상식’ 4가지를 정했다. 국정과제 이행에는 209조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대선 과정에서 밝힌 266조 원보다 줄었지만 올해 예산의 3분의 1이나 되는 막대한 규모다. 재원은 예산지출 구조조정, 경제성장에 따른 세수 증가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했다.

재정이 효율적으로 쓰여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투입 규모만 놓고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인수위가 공언해온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 보상, 기초연금·병사월급 인상 등의 지출은 대선 때 내놨던 선심공약 이행에 드는 돈이다. 경제체질 개선이나 성장잠재력 제고와 거리가 멀다. 당장 자영업자 지원에 필요한 30조 원대 추경 재원 마련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기초연금·병사월급 인상에는 또 매년 수조 원의 돈이 든다. 상속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깎아준다면서 연평균 41조8000억 원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한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인수위 초기 윤 당선인은 국정과제 선정과 관련해 “작지만 실현 가능한 과제부터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30대 과제 등을 설정한 뒤 집중해 약속을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나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각각 내놨던 193개, 140개 과제와 별반 차이 없는 과제를 제시했다. 역대 정부의 나열식 국정과제는 말잔치로 끝나거나, 정책의 유연성과 변화가 필요할 때 정부의 발목을 잡는 결과로 이어지는 일이 많았다. 현 정부는 임기 초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등 과제를 밀어붙였다가 성장률 저하와 일자리 감소, 자영업자들의 부담 가중 등 심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지금처럼 세계경제 질서가 급변하고 예기치 않은 위기가 수시로 닥치는 시대에 정부는 무엇보다 나라살림을 튼튼히 챙겨야 한다. 구속력 있는 재정준칙을 도입한다는 새 정부가 나랏빚 폭증을 부를 과제를 모두 추진하겠다는 건 자기모순이다.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과제들부터 과감히 손절해야 한다. 임기 초 거창한 목표, 과제에 세금 쏟아붓는 일부터 벌이다간 머잖아 국민들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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