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9일 우크라에 전면전 선언 가능성”… 전쟁 새 변곡점 될듯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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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국방 “푸틴, 거의 모든 목표서 실패 수주내 국가총동원령 발표할 것”
돈바스 점령 맹공에도 전황 밀려 계엄령 등 총력전으로 반전 꾀해
러, 스키타이 유물 약탈 정황… 문화유산 파괴는 중대 전쟁범죄
나토 가입 밝힌 스웨덴 영공 침입 등 러, 서방과의 확전 우려도 점점 커져

우크라이나 지원무기 가득 실은 美 수송기 지난달 29일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 있는 C-17 수송기에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155mm 포탄(아래쪽 사진)과 폭파 장치가 가득 실려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330억 
달러(약 41조7000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 경제 지원 예산안을 요청했고 미 하원이 이를 통과시켰다. 또 동맹국에 무기 지원
 시 필요한 행정절차를 최소화한 ‘무기대여법 개정안’도 하원에서 통과돼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더욱 신속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버=AP 뉴시스
우크라이나 지원무기 가득 실은 美 수송기 지난달 29일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 있는 C-17 수송기에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155mm 포탄(아래쪽 사진)과 폭파 장치가 가득 실려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330억 달러(약 41조7000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 경제 지원 예산안을 요청했고 미 하원이 이를 통과시켰다. 또 동맹국에 무기 지원 시 필요한 행정절차를 최소화한 ‘무기대여법 개정안’도 하원에서 통과돼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더욱 신속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버=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을 맞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월 24일 침공 후 줄곧 ‘특별 군사작전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던 그가 지지부진한 전쟁 상황을 뒤집기 위해 공개적으로 계엄령 선포 같은 총력전을 선언할 것이란 의미다. 특히 지난달 25일 친러 세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장악하겠다고 선언한 후 맹공격을 퍼붓고 있음에도 돈바스에서조차 우크라이나군에 밀리는 상황이 전면전 선언을 부추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푸틴, 9일 전면전 선언 가능성”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28일 “푸틴 대통령이 이르면 5월 9일 전면전을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 그가 군사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몇 주 안에 국가총동원령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내 나치주의자와의 전쟁을 주장했던 푸틴 대통령이 전면전을 선언하며 전 세계 나치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내세울 것으로도 내다봤다. 월리스 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침공 후 거의 모든 목표에서 실패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이 국가총동원령 및 계엄령 등을 선포하면 예비군 소집은 물론 의무 징집 기간이 지난 병사에 대해서도 군복무를 연장시킬 수 있다. 러시아 내 반전 여론에 대한 강도 높은 통제 또한 가능해진다. 푸틴의 최측근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 서기 등 강경파들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장악 실패에 따른 러시아군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전면전 불사’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러시아군은 지난달 30일 리만, 시예비예로도네츠크, 포파스나 등 돈바스 내 3개 지역을 비롯해 389개 지점을 포격했지만 함락에 실패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00대 이상의 러시아군 전투차량을 격파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남부 멜리토폴 박물관에서 고대 스키타이의 황금장신구 등 각종 유물을 의도적으로 약탈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행위 또한 중대한 전쟁범죄로 꼽힌다. 러시아군과의 최후 항전이 벌어지고 있는 남동부 마리우폴 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는 기저귀가 부족한 어린이들이 비닐백을 차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 러, 나토 가입 추진 스웨덴 영공 침범
서방 대 러시아의 확전 우려도 커졌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중립국 스웨덴에서는 지난달 29일 러시아 군용기가 무단 침입해 안보 불안 및 나토 가입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페테르 훌트크비스트 국방장관은 “영공 침입은 용납할 수 없다”며 러시아의 의도적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스웨덴과 핀란드가 빠르면 이달 내 동시에 나토에 가입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 CNN은 전했다. 슬로바키아 또한 지난달 29일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군 전투기의 자국 내 영공 순찰을 허용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330억 달러(약 41조5000억 원)의 추가 예산안을 의회에 요청하는 등 우크라이나 지원에 속도를 높였다. 다만 미국이 러시아제 미사일 격파에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재블린 미사일’ 약 7000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군수물자 고갈이 일어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권력서열 3위 낸시 펠로시 의장 또한 지난달 30일 키이우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 후 우크라이나 땅을 밟은 미 최고위 인사다. 펠로시 의장은 “자유를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감사를 표하고자 왔다. 우리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방과의 확전 가능성이 높아지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양측 간 충돌이 일어나면 핵전쟁의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29일 러시아 국영 ‘페르비카날’ TV 또한 러시아가 핵미사일을 발사한 후 200초 안에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서구 주요 도시가 타격받는 시뮬레이션 영상을 공개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푸틴#전면전 선언 가능성#스웨덴 영공 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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