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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구리와 철사에 생명력을… 세월 머금은 소나무 재현

입력 2022-03-02 15:34업데이트 2022-03-0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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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스틸은 차갑지만 구리는 따뜻한 것 같아요. 다양한 형태로 변형시킬 수 있거든요. 구리는 그런 면에서 다른 금속들보다 훨씬 인간적이죠.”

구리 파이프와 철사 등을 활용해 소나무 등을 조각, 자연의 생명력을 표현해온 이길래 작가가 10일부터 4월7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 BK 이태원’에서 개인전 ‘Re-Vitality’을 갖는다.

이 작가의 ‘소나무 조형물’ 앞에 서면 금속으로 만들어졌으면서도 까칠한 나무의 질감과 형태를 비롯 실제 소나무를 쏙 빼닮은 형상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는 마치 겸재 정선의 진경 산수화 속 소나무를 무생(無生)의 동(銅) 파이프를 이용해 철필 드로잉을 하듯이 정교하게 재현해낸다.

자연의 벌집 같은 형상을 작업에 녹여내는 작가의 작업 방식은 유기체적 생명력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는 파이프의 단면을 세포 단위로 생각하여 선이나 고리 모양으로 자르고 용접 작업을 통해 높이 2m에서 크게는 3m에 이르는, 전체적인 소나무 형태를 완성한다. 그리고 그 위에 세심한 붓터치를 더해 나무 표피의 중첩된 거친 마티에르까지 묘사한다. 소나무 표피는 동파이프로, 솔잎은 구리 철사로 만든다.

이 작가는 “자유분방한 형태를 지닌 소나무는 여러 가지 색감, 세월의 풍화를 머금고 있는 듯한 표피 껍질 등 많은 조형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다”며 “소나무 한 그루의 형태에서 자연 생태의 모든 작품이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하 전시장과 지상 3개 층까지 총 4개의 전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에는 벽과 바닥, 천장까지 입체적으로 활용된다. 작가가 땀과 불꽃을 주고 받으며 용접을 통해 빚어낸 소나무와 바위의 울퉁불퉁한 생명의 기운과 아우라가 전시장 곳곳에 묵직하게 뿜어져 나온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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