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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람속으로

한국계 美작가 차학경, 사망 40년만에 재조명

입력 2022-01-12 03:00업데이트 2022-01-1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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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부고면 ‘간과된 인물’서 소개
저술 영화 사진 등 다양한 작품 남겨
저서 ‘딕테’로 亞예술가들에 큰 영향
“한국계의 삶 처음으로 주체적 서술”
한국계 예술가 차학경의 생전 모습. 동아일보DB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소수자의 정체성을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문체로 그려낸 책 ‘딕테’ 등으로 후대 아시아계 예술가에게 많은 영향을 준 차학경(1951∼1982)의 부고가 그의 사망 40년 만에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게재됐다. NYT는 10일(현지 시간) 18면 부고면의 ‘간과된 인물’ 시리즈를 통해 차학경의 생애와 예술 활동을 조명했다. 생전에 충분히 조명을 받아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던 인물을 소개하는 코너로 유관순 열사, 위안부 피해를 최초로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의 부고 역시 이 지면을 통해 소개됐다.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난 차학경은 11세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예술과 비교문학을 전공했고 프랑스에서 영화 이론 등을 공부한 그는 저술, 영화, 사진, 행위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작품을 남겼다. 소설 ‘파친코’ 등으로 유명한 한국계 작가 이민진(54)은 한국계 미국인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야기한 예술가는 차학경이 처음이었으며 자신 또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프랑스어로 구술하다는 뜻을 지닌 그의 대표작 ‘딕테’는 작가 본인은 물론이고 유관순 열사, 잔 다르크, 중국 만주 출신으로 중국, 한국을 거쳐 미국으로 이주한 작가의 어머니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어로 쓰였지만 한국어와 프랑스어 또한 번역 없이 섞여 있다. 1993년 뉴욕 휘트니미술관은 그의 회고전을 열었다. 딕테 또한 1995년과 2001년 두 차례 재출간됐다.

차학경은 딕테의 첫 출간 두 달 후인 1982년 11월 뉴욕의 한 건물 관리인에게 살해됐다. 범인은 남부 플로리다주로 도주한 뒤에도 또 살인을 저질렀고 이후 붙잡혔다. 1987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현재까지 복역 중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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