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역사왜곡 논란 법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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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23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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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설강화:스노우드롭’ 포스터. jtbc 제공
드라마 ‘설강화:스노우드롭’ 포스터. jtbc 제공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드라마 ‘설강화:스노우드롭’의 상영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22일 제기됐다.

청년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은 이날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단체 측은 “법원이 설강화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으로써 방송이 희생당한 시민들에 대한 모독행위를 할 수 없게끔 중단시키고, 사회에 국가폭력을 더는 용인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는 “‘설강화’에서는 수많은 민주화 인사들을 이유 없이 고문하고 살해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소속 서브 남주인공을 우직한 열혈 공무원으로 묘사하며 안기부를 적극 미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첩이 우리 내부에서 활약하며 민주화 인사로 오해받는 장면을 삽입해 과거 안기부가 민주항쟁을 탄압할 당시 ‘간첩 척결’을 내걸었던 것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이는 군부독재에 온몸으로 맞선 이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군부독재 국가들에 세월이 지나면 자신들의 국가폭력 또한 미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런 드라마가 버젓이 방영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해외로 수출되기까지 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설강화’가 jtbc라는 파급력 큰 채널을 통해 송신된다는 것은 역사적 경험을 겪지 못한 세대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8, 19일 2회분이 방송된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안기부 요원들에게 쫓기던 남파간첩 임수호(정해인 분)를 운동권 대학생으로 오인한 여대생 은영로(지수 분)가 구해주며 시작된다. 간첩이 미화된 모습으로 대학생들과 친밀하게 어울리는 점, 안기부 직원이 정의의 사도처럼 묘사된 점 등이 비판을 받았다.

이에 JTBC는 21일 “많은 분이 지적해주신 ‘역사 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며 “부당한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억압받는 비정상적인 시대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은 23일 기준 33만90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설강화’에 협찬 또는 광고했던 기업들은 온라인상에 명단이 공유되며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자 잇따라 광고 협찬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21일에는 ‘설강화’ 제작진과 JTBC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민원이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 올라와 경찰이 서울경찰청에 배당해 수사하도록 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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