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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정청래의 입이 초래한 성난 佛心에 끙끙대는 민주당

입력 2021-12-16 14:44업데이트 2021-12-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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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송영길 대리 사과 나서며 수습 안간힘
정청래 페북에 “심려끼쳐 사과” ‘뒷북사과’ 오히려 불심만 자극
불교계 “정청래 제명·탈당해야” 요구
당내서도 “정청래 거취 결정해야” 커지는 목소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1.4.21/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이 성난 불심(佛心)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불교계를 ‘봉이 김선달’에 비유한 것이 논란이 되면서 이재명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까지 대리 사과를 하고 나섰지만 정작 당사자가 제대로 된 사과 없이 버티면서 불교계 반발이 더욱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자칫 불교계 표심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여권 내에서는 “당 지도부가 정 의원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발단은 국정감사 당시 정 의원의 발언이다. 정 의원은 10월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걷는 합천 해인사를 일컬어 ‘봉이 김선달’이라고 비판해 논란이 일었다.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한불교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가 거세게 반발하자 10월에는 송 대표가, 11월에는 이 후보가 사과에 나섰다. 이어 14일에는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정 의원에게 ‘엄중경고’ 조치를 내리는 등 수습에 나섰다. 민주당은 성난 불심을 달래기 위해 “소중한 문화유산을 관리해 온 불교계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당 내 전통문화발전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하고 나섰다.

그러나 당사자인 정 의원이 명확한 입장 표명 없이 버티면서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 송 대표와 이 후보의 대리 사과에도 버티던 정 의원은 지난달 25일에서야 페이스북에 “선의를 갖고 문화재 관람료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표현상 불교계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사과문은 정 의원이 조계종 총무원을 찾아갔다가 입장을 거부 당한 뒤 나왔다.

이에 대해 조계종 측은 “당 대표와 대선 후보가 대신 사과를 했음에도 정 의원은 ‘관련기사 댓글에서 대다수가 나를 지지한다’면서 버텼다”며 “대선을 앞두고 여론이 악화되자 이제와서 사과하겠다고 하는데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조계종은 15일까지 정 의원의 자진 사퇴 혹은 당 차원의 제명 여부를 결정해달라고도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조치를 미적거리자 16일에는 조계종 중앙총회 소속 스님들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를 항의 방문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터진 악재에 민주당은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당 지도부는 정 의원 제명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의원들 사이에서는 “수리 여부와 별도로 정 의원이 탈당계라도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시기가 시기인 만큼 사과를 받아줄 때까지 정 의원이 진정성을 보여야하는데 아니면 말고 식 사고를 하고 난 뒤 버티는 이유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며 “정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 사이에서도 공감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또 다른 여당 의원은 “애초에 사태가 커지기 전에 당 차원에서 신속하게 정 의원 거취와 관련해 결단을 내렸다면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진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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