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즐기는 묵향…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 새 지평 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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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까지 목포-진도서 전시 진행
관람객 73%는 온라인 미술관 방문
VR전시-수묵 영상 등 색다른 재미

‘2021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폐막을 2주 앞둔 17일 현재 당초 목표로 한 관람객 30만 명의 95%를 넘어섰다. 전남도 제공
‘2021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폐막을 2주 앞둔 17일 현재 당초 목표로 한 관람객 30만 명의 95%를 넘어섰다. 전남도 제공
폐막을 2주 앞둔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가 비대면 전시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상현실(VR) 전시, 수묵 영상, 오디오 가이드 등으로 꾸며진 온라인 미술관에 관람객이 대거 몰리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사전예약제와 정부 미술관 기준보다 한층 강화된 인원 제한으로 ‘안심 비엔날레’라는 평가도 얻고 있다.

○비대면 전시문화 새 모델

‘오채찬란 모노크롬―생동하는 수묵의 새로운 출발’을 주제로 9월 1일 개막한 ‘2021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가 이달 말까지 목포 문화예술회관과 진도 운림산방 일원에서 열린다. 도내 9개 시군에서도 기념전이 함께 펼쳐져 남도 전역에서 수묵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관람객 반응은 폭발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온·오프라인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관람객 30만 명을 채우는 게 목표인데 17일 현재 28만6682명이 관람해 95.5%를 넘어섰다.

현장 관람객은 목포 진도 주전시관에 3만2468명, 광양 광주 등 4곳의 특별전시에 2만907명, 9개 시군 기념전시 등 2만3511명이다. 국제수묵비엔날레 누리집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미술관에는 20만9796명이 방문했다. 전체 관람객의 73.2%를 차지하고 있다.

VR 전시관과 ‘총감독이 간다’의 수묵 영상관, 온라인 전시도록, 오디오 가이드 등으로 꾸며진 온라인 미술관은 비대면 시대 온라인 전시문화의 모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VR 전시관은 현장에 온 것처럼 전시관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총감독과 큐레이터가 출연해 작품을 설명하는 수묵 영상관과 전시 작품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온라인 전시도록은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전통 수묵의 재발견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가 성황을 이루는 것은 미술인들만의 행사에 머물지 않고 대중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수묵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진행되지만 전시, 체험, 공연 등 풍성한 볼거리가 있어 대중과 호흡하는 미술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행사 주제인 ‘오채찬란 모노크롬’이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오채찬란은 다섯 가지 빛이 있는 수묵이란 뜻이다. 한 가지 색으로 그린 모노크롬과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지만 역설적으로 화려하고 생동하는 수묵의 정신을 보여준다.

매란국죽, 산수로 대표되는 수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대를 담아내는 역동적 수묵을 보여주기 위해 출품작도 다양하다. 출품작 가운데 60%는 한국화 작품이고 나머지는 수묵정신을 가진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목포 문화예술회관과 진도 운림산방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수묵 부채·머그잔 만들기, 수묵 캘리그래피, 대형 협동화 그리기 등은 어린이를 동반하는 관람객에게 호응을 얻었다. 올해 행사는 범도민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여수 구례 보성 강진 해남 영암 무안 함평 신안 등 9개 시군 14개 전시관에서 기념전이 동시에 열려 지역 상생과 문화예술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묵향#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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