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홍준표 서로 “내가 1위”… 늘어난 2040 당원 표심이 본경선 변수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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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2차 컷오프… 4파전 압축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서 열린 천태종 2대 종정 대충대종사 제28주기 열반다례법회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8일 경북 구미시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경남 김해시에서 열린 ‘김해을 
당원 간담회’에 참석했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국민의힘 대장동 게이트 특검 추진 천막투쟁본부를 방문했다(왼쪽 사진부터). 
뉴스1·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서 열린 천태종 2대 종정 대충대종사 제28주기 열반다례법회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8일 경북 구미시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경남 김해시에서 열린 ‘김해을 당원 간담회’에 참석했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국민의힘 대장동 게이트 특검 추진 천막투쟁본부를 방문했다(왼쪽 사진부터). 뉴스1·사진공동취재단
“당원 투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 여론조사는 홍준표 의원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8일 대선 경선 2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캠프와 홍준표 캠프는 이날 컷오프 발표 직후부터 서로 “압도적인 승리”를 주장하며 기 싸움을 벌였다. 윤석열 캠프를 중심으로 당내에선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순으로 1∼4위로 나타났다”는 설이 돌았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측은 즉각 “미확인 특표율에 근거한 순위가 사실인 양 호도되고 있다”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선관위는 후보별 득표율과 순위를 공개하지 않은 채 “추측성 수치는 실제 결과가 아니며 공정 경선 저해 행위”라며 “9일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각 캠프는 당원 투표 결과가 30% 반영된 이번 컷오프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28일간의 본선 레이스에서 당심(黨心)을 확보해 승리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본경선에서는 당원 투표 결과 반영 비율이 50%로 높아진다.

○ 윤석열 “압도적 승리” vs 홍준표 “압도적 지지”

윤 전 총장은 이날 경북 영주시 당협 사무실을 찾아 “당원 동지 여러분의 열렬한 지지로 2차 경선도 압도적인 승리로 마무리됐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는 jtbc에 출연해 “윤 후보가 홍 후보를 4%포인트 앞섰고 당원 (투표) 부분에서는 2배 이상 앞섰다”고 주장했다. 캠프 다른 관계자는 “당원 비중이 높아지는 본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자평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당원 투표에서 두 배 이상 앞선 건 아니다”라고 했다.

홍 의원은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당원 동지 여러분의 압도적인 지지와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선관위의 결정은 아쉽지만 존중한다. 결과는 당원과 국민 여러분이 알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윤 전 총장에게 앞섰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홍준표 캠프 관계자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당원 투표 격차가 상당 부분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고평가된 거품주로는 간교하고 뻔뻔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이길 수 없어 도덕성, 정책 능력에 있어 절대 우위에 있는 내가 유일한 해답”이라고 호소했다. 유승민 캠프 관계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1, 2위와의 격차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했다”고 했다. 원 전 지사도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선거 캠페인은 이 지사를 잡는 캠페인이 될 것”이라며 “후보 간 말실수를 걸고넘어지거나 신변 문제 등 상대방을 깎아내려 반사 이익을 보려는 토론회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 급증한 ‘2040 당원’ 최대 변수로 부상


달 5일 최종 결과가 발표되는 본경선에서는 결선 투표 없이 책임당원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 비중으로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 때문에 후보들 모두 ‘당심’ 잡기에 공들이고 있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1위 주자’ 이미지를 내세워 당원들의 지지를 최대한 끌어모으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당 관계자는 분석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2차 컷오프에서는 약 38만 명의 당원에게 투표권이 있었다. 하지만 본경선에서는 지난달 말까지 입당한 신규 당원이 추가되면서 약 50만 명이 투표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출된 전당대회 당시 투표권이 있던 당원 규모가 28만 명 안팎이었다. 4개월여 만에 불어난 약 22만 명의 신규 당원이 경선 결과를 판가름할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신규 당원 가운데 20∼40대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10만 명 이상의 ‘젊은 신규 당원’의 표심이 최종 후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차 경선 결과 당원 투표율이 50%에 근접했다. 본경선에서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심을 사로잡는 후보가 최종 승리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수 지지층에 호소해 온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탈락하고 중도 성향 이미지가 강한 원 전 지사가 4파전에 합류한 데 대해 후보별 득실 계산도 분주하다. 특정 캠프에 소속돼 있지 않은 한 재선 의원은 “여당 후보에 맞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옥석을 가리는 단계에 왔다”고 했다.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탈락한 후보가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을 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2차 컷오프#윤석열#홍준표#본경선#4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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