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6개 블록 시행 제일건설, 4421억 챙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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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의혹]자회사-시행사 지분투자 방식
화천대유 이은 막대한 분양 수익… 업계 “공매부지 시행 독점 이례적”

경기 성남시 대장동 아파트 부지 12개 블록 중 6개 블록을 공급받은 제일건설이 대장동 개발로 4400억 원이 넘는 분양 수익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동 개발을 주도한 화천대유자산관리와 관계사뿐 아니라 경쟁입찰로 땅을 산 업체도 천문학적인 분양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일건설과 관계사들은 대장동 아파트 6개 블록에서 아파트를 분양해 총 4421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2017년 4월 추첨 방식으로 공개 입찰에 부쳐진 3개 블록은 제일건설 자회사인 ‘영우홀딩스’가 낙찰받아 제일건설과 관계사들이 시행과 시공을 도맡았다. 제일건설은 다른 부동산 개발회사 ‘HMG’가 최고가 입찰로 낙찰받은 3개 블록에서도 분양 수익을 올렸다. HMG가 설립한 시행사에 제일건설이 지분 투자를 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건설업계는 단일 사업부지에서 공개 매각된 부지 전체를 특정 업체가 시행하는 건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2015년 공개한 대장동 개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이내 건설사가 아파트를 짓기로 돼 있었지만 2017년 4월 추첨 입찰 당시 이런 조건은 없었다. 당시 제일건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37위였다.

추첨으로 용지를 낙찰받은 업체는 최고가 경쟁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규정을 피하려고 제일건설이 HMG를 내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HMG가 시행한 부지에서 제일건설이 시공한 경우가 적지 않았고, 특정인이 HMG와 제일건설 자회사의 임원을 번갈아 맡는 사례가 있었다. 제일건설 측은 “사업성이 높아 지분 투자를 했다”고 해명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대장동#6개 블록#제일건설#4421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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