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사회로 가는 마지막 열차”… 절박한 기업들 ‘탄소저감’ 동맹

이건혁 기자 , 홍석호 기자 입력 2021-09-08 03:00수정 2021-09-08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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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2040년까지 수소사회 달성”
재계 ‘탄소중립 생태계’ 구축 본격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전 세계 기자단 대상 간담회에서 미래 수소사업 전략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화상회의 캡처

현대차, 모든 버스-트럭 신모델 ‘수소-전기차’로
국내 10개 그룹, 오늘 ‘수소기업협의체’ 만든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수소에너지를 쓰는 수소 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7일 밝혔다. 자동차는 물론 사회 각 영역에 수소연료전지를 보급해 이른바 수소경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7일 현대차그룹의 수소 기술을 소개하는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를 개최하며 가진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수소에너지 없이 불가능하다. 수소사회 전환은 개별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현대차그룹은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내놓을 버스, 트럭 등 상용차의 새 모델은 수소연료 전기차 또는 배터리 전기차로만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2028년까지는 현대차그룹의 모든 트럭과 버스 제품군에 수소전기차 모델을 갖추겠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이달 초엔 2030년 제네시스 브랜드의 내연기관차 생산과 판매를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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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스코와 GS그룹은 친환경 및 수소경제 신사업에서 손잡기로 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만나 2차전지 리사이클링과 수소사업 등 5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두 그룹은 2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 합작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수소 생산부터 운송, 활용 전반에 걸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8일엔 현대차, SK,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두산, 효성, 코오롱 등 10개 그룹의 총수 및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수소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수소 비즈니스 서밋’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정의선 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최정우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이 참석해 수소기업협의체를 발족한다.

재계에선 탄소중립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이슈로 부각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수소경제,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산업 생태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의선 “수소 사회로 가는 마지막 열차”… 절박한 기업들 ‘탄소저감’ 동맹
[탄소중립 드라이브] 10개 그룹 오늘 ‘수소 비즈니스 서밋’

“이건 현대자동차그룹만을 위한 쇼케이스가 아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7일 수소 모빌리티 관련 기술과 수소를 활용한 미래사회를 소개하는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포문을 열긴 했지만 국내 수많은 기업들이 각자의 강점을 앞세운 협력에 나서고 정부도 지원을 하면서 수소 생태계 구축이 본격화됐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들의 수소 관련 사업의 방향성과 전략은 단순 구호에 머물렀던 이전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바뀌고 있다. 수소경제를 포함한 친환경 전략 마련을 하지 않으면 조만간 닥칠 탄소중립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이 배어 있다. 정 회장은 “지금 이 순간이 수소사회로 향하는 마지막 열차일 수 있다. 아까운 시간이 흘러간다”며 적극적으로 준비에 나서자고 말했다.

○ “내연기관은 개발 안 한다. 수소-배터리 집중”
현대차그룹은 이날 행사에서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다양한 운송수단을 소개했다. 1회 충전으로 10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무인 운송 시스템 ‘트레일러 드론’이 대표적이다. 트레일러 드론은 수소연료전지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틀 위에 트레일러를 얹은 신개념 운송 수단이다. 건설, 소방, 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수소연료전지에 비행 드론과 소방용 방수총을 결합해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이 가능한 ‘레스큐 드론’, 수소 충전 설비를 장착한 이동형 충전소 ‘H 무빙 스테이션’ 등도 선보였다. 이날 공개된 수소연료전지차 ‘비전 FK’는 1회 충전시 최대 600km를 가고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4초 미만이라 수년 안에 모터스포츠 진출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수소 전기차 보급을 위해 현재 개발 중인 3세대 수소연료전지 가격을 50% 이상 낮추고 2030년에는 배터리 전기차 수준으로 인하해 수소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계획도 제시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는 내연기관 상용 차량을 개발하지 않을 것이다.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 (전기차)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탄소중립 달성 위해 공동 대응하는 기업들

과거에는 국내 대기업들이 엇비슷한 사업 영역에서 출혈 경쟁을 하기도 했지만, 수소 생태계 구축에서는 기업들이 각자 잘하는 분야를 앞세워 경쟁 기업들과 과감히 협력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감한 협력을 통해 기술을 키워놓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GS는 이날 친환경 분야에서 신사업 동맹을 맺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7일 양측 최고경영진이 참여한 ‘그룹 교류회’를 열고 수소, 2차전지 재활용 및 신모빌리티, 친환경 바이오산업 공동연구 등 5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포스코는 올 5월 화유코발트사와 합작으로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하고, 2차전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여물(스크랩)을 주원료로 하는 리사이클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GS그룹이 갖고 있는 자동차 정비 및 주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2차전지 리사이클링 원료 공급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포스코 주력인 철강업과 GS의 주요 사업인 정유업은 모두 탄소 저감에 부담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두 기업은 힘을 합쳐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까지 밸류체인 공동 구축을 통해 탄소중립 이슈에 대응하기로 했다.

SK가스와 롯데케미칼은 올해 안으로 합작사를 세워 공동으로 수소 사업을 추진한다고 6월 발표했다. SK가스와 롯데케미칼에서 나오는 수소를 저장할 충전소를 롯데그룹 물류 부지에 세운다. 한화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도 수소 생산과 운송 및 저장을 위한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 중이다. 수소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두산그룹은 수소,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트라이젠 모델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효성그룹은 세계 최대규모 액화수소 공장을 2023년부터 가동하기 위한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물산이 청정수소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수소 경제 참여를 위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LG그룹은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2017년 대비 50% 수준으로 줄이는 계획을 실행해 나가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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