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꽃’ 아프간 소녀의 초상화, 그 숨은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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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31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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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비추는 부분은 탈레반이 점령하기 전”

공개된 아프간 소녀의 초상화. 사라 라마니 인스타그램 캡처
공개된 아프간 소녀의 초상화. 사라 라마니 인스타그램 캡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프간의 소녀. 노란 꽃과 날개 달린 항공기까지.

아프가니스탄의 젊은 여성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공유한 ‘아프간 소녀의 초상화’가 화제다.

30일(현지시간) CNN은 이 화제의 초상화를 그린 아프간 예술가 사라 라마니를 소개했다. 그는 가족과 함께 4년 전 특별 이민 비자(SIV)로 미국에서 정착해 미국 토목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취미는 미술로, 항시 집에서 캔버스 위에 스케치를 그리며 페인트 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라마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했을 때도 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며 “자국의 문화를 아름다운 아프간 아이를 통해 보여주고 싶어 그림을 시작했지만 (소식을 듣곤) 현지 상황을 애도하기 위해 의도와 사뭇 다른 그림을 완성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라마니 “탈레반의 점령 전과 후 표현”
빨간 선을 경계로 탈레반에게 점령 당한 아프간의 전과 후. 사라 라마니 인스타그램 캡처
빨간 선을 경계로 탈레반에게 점령 당한 아프간의 전과 후. 사라 라마니 인스타그램 캡처

공개된 초상화의 중앙에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프간 소녀의 모습으로 오른쪽 상단에는 항공기와 기체에서 떨어지는 3명의 사람들, 왼쪽 아래에서는 춤을 추고 있는 여인들 그리고 오른쪽 하단에는 군인들이 철조망 위로 아이를 구조하는 모습이 보인다. 앞서 탈레반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아프간 주민들이 자신의 아이를 영국군에게 던져 탈출시킨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특히 이 초상화는 하늘에서 내린 빛이 비친 부분만 색조 그림인 것이 특징이다. 이 부분은 항공기의 날개가 하얀 날개가 있으며 머리엔 녹색 스카프를 두르고 노란 꽃이 달려 있다. 울상인 소녀의 얼굴은 웃고 있고 긴 옷을 입은 여인들이 춤을 추고 있다.

(영상 순서) 평화 글씨와 무용수들, 웃는 소녀, 녹색 스카프 위의 노란 꽃, 비둘기 날개와 하늘. 사라 라마니 틱톡 캡처
(영상 순서) 평화 글씨와 무용수들, 웃는 소녀, 녹색 스카프 위의 노란 꽃, 비둘기 날개와 하늘. 사라 라마니 틱톡 캡처

라마니는 “빛의 부분은 탈레반이 점령하기 전 아프가니스탄의 모습”이라며 “채색이 없는 부분은 (점령 당한) 비극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란 꽃은 할아버지에게로 받은 꽃”으로 화목한 가정을 뜻한다며 소녀의 스카프는 녹색으로 아프간인들에게 평화, 기쁨, 행복의 색이라고 설명했다. 왼쪽 하단엔 무용수들이 ‘하나(결혼식 등 특별한 행사에서 추는 아프간의 전통 무용)’를 하는 모습과 하얀 글씨로 ‘평화’가 적혀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군용 비행기 대신 평화를 상징하는 하얀 비둘기의 날개를 그려 푸른 하늘(미래)을 기원하고 있다고 라마니는 덧붙였다.

라마니는 “자신의 또래 여성들은 실업 상태와 폭행으로 고군부투하고 있다”며 이를 세상에 알리고 싶어 그림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국은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다”며 빠른 시일 내에 아프가니스탄이 안정되기를 기원했다.

현재 라마니뿐만 아니라 수많은 아프간 출신 인플루언서들이 SNS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관심과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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