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약사-유통3사, ‘마약성 진통제’ 사태 30조원 배상하기로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7-23 03:00수정 2021-07-23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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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여개 자치단체가 대리 소송
합의금은 피해자에 직접 전달 대신
중독치료-예방-의료 기금으로 활용
20년간 약 50만 명의 사망자를 내며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제약사 존슨앤드존슨과 유통사들이 260억 달러(약 30조 원)의 배상금을 내놓기로 했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번 소송에 참여한 각 주(州)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3000여 개의 주와 카운티 등 지방자치단체는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피해를 본 유가족을 대표해 매케슨, 카디널 헬스, 아메리소스버겐 등 3대 유통업체와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왔다.

이날 합의에 따라 3대 유통업체는 향후 18년에 걸쳐 210억 달러를 나눠 부담하고 존슨앤드존슨은 9년 내에 50억 달러를 내기로 했다. 이들이 내놓는 합의금은 각 원고 지자체들에 배분돼 오피오이드 중독 치료나 예방, 교육, 의료 서비스를 위한 기금 확충 등에 사용된다. 오피오이드 피해자나 가족들은 합의금을 직접 받지 못하며 각 지자체도 합의금을 오피오이드와 관련 없는 용도로 사용해선 안 된다.

마약 성분이 들어간 진통제인 오피오이드는 주로 암 환자 등 통증이 극심한 환자들에게만 쓰였지만 규제 완화로 처방이 급증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급속히 확산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999∼2019년 20년 동안 미국에서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50만 명에 이른다. 처음에는 병원에서 받은 처방이 과다 복용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불법으로 제조된 합성 오피오이드 ‘펜타닐’ 등이 사망의 주된 원인이 됐다고 CDC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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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오이드 피해가 사회적 논란이 되자 제약사와 유통회사들은 “연방정부의 규제를 받아 의학적으로 필요한 약물을 만들거나 유통시켰을 뿐”이라고 해명해 왔다. 이에 피해자들은 업체들이 심각한 부작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홍보와 판매에만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2년간의 협상 끝에 이뤄진 이번 합의는 지금까지 이와 관련해 제기된 3000여 개의 소송을 병합한 것으로 규모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미 언론은 평가했다. 다만 소송 내용이 확정되려면 소송 참여자인 수많은 지자체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마약성 진통제#미국 제약사#30조원#배상#오피오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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