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괴테는 왜 슬픈 베르테르를 그렸나

이기욱 기자 입력 2021-07-17 03:00수정 2021-07-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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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을 읽는 기술/박경서 지음/432쪽·1만8000원·열린책들
살면서 수없이 들어본 제목이지만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 책들이 있다. ‘고전’ 소설이다. 꼭 읽어야지 결심하고 책을 넘겨보지만 결말을 보기가 쉽지 않다. 앞쪽에 손때만 늘어간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조지 오웰(1903∼1950)의 ‘1984’ ‘동물농장’ 등을 번역한 저자는 고전을 알기 쉽게 소개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서구 문학 배경의 양대 산맥인 이성주의와 감성주의를 다루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다. 두 사상적 흐름은 화합과 대립을 반복하며 문학 발전을 이끌었다.

저자는 고전을 집필 당시 삶의 모습과 연관지어 설명한다. 토머스 모어(1478∼1535)의 ‘유토피아’를 다루기에 앞서 양모 가격 급등으로 인클로저 운동이 발생한 16세기 영국 상황을 보여주는 식이다. 유토피아는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팽배한 당시 사회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되었다.

베르테르 효과를 낳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이성과 합리성에 맞서 감정과 개성을 주창한 문학운동인 18세기 독일의 ‘질풍노도 운동’의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주인공 베르테르는 감정과 욕망이 살아있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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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다섯 번 영화화된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1896∼1940)의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은 1920년대 미국의 재즈 시대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억눌려 있던 대중의 욕망은 종전 후 재즈음악과 함께 폭발했다. 이 시기 미국의 키워드는 돈과 쾌락이었으며, 소비가 미덕이었다.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주인공 개츠비가 여는 사치스러운 파티를 통해 이를 생생히 보여준다.

저자는 “대다수의 책이 단명하는 것과 달리 세월의 시련을 겪어 내며 당당히 서가에 꽂혀 있는 것 자체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한다. 고전을 읽고 싶었지만 그 무게에 눌려 쉽게 다가서지 못한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다시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괴테#베르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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