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정치인도 샀다… 바누아투 ‘황금여권’ 작년 2200개 발급

김예윤 기자 입력 2021-07-16 03:00수정 2021-07-1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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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5000만원 내면 한 달 만에 취득
세계 130개국 비자 없이 갈수 있어
빈국 바누아투 재정 수입 위해 운영
작년 1324억원 벌어… 정부수입 42%
조세회피처로 많이 알려진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가 국가 재정을 위해 두고 있는 ‘황금여권’ 제도를 이용해 지난해에만 세계 각국 2200명이 이 나라 시민권을 얻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 바누아투 시민권으로는 영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130개 나라를 비자 없이 갈 수 있다.

바누아투는 1인당 국민소득이 2780달러(약 317만 원)밖에 되지 않는 세계 최빈국으로 2017년부터 ‘황금여권’ 제도를 운영해왔다. 13만 달러(약 1억4800만 원)를 내면 누구든 약 한 달 만에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다. 바누아투는 지난해에만 정부 수입의 42%에 이르는 1억1600만 달러(약 1324억 원)를 황금여권으로 벌었다.

바누아투는 북한, 시리아, 이라크, 이란, 예멘 등 5개 나라로부터는 시민권 신청을 받지 않는다. 다만 이 5개국 국민이 모국 밖에서 최소 5년 이상 거주한 사실을 증명하면 황금여권을 손에 넣을 수도 있다. 지난해에는 북한의 한 원로 정치인 부부도 황금여권을 얻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지난해 황금여권을 통해 바누아투 시민권을 얻은 사람 중 절반이 넘는 약 1200명이 중국 출신이었다. 러시아, 이란, 리비아,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도 있었다. 특히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측근으로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시리아 사업가, 바티칸 교황청을 상대로 횡령 범죄를 저지른 의혹을 받는 이탈리아 사업가, 호주 오토바이 갱단 조직원, 비리에 연루된 터키 금융계 거물 등도 포함됐다. 이 때문에 황금여권이 각국 범죄자에게 악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범죄 전력 등으로 다른 나라로의 입국이 쉽지 않은 이들이 바누아투 시민권을 얻은 뒤 이름을 바꾸면 이를 걸러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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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북 정치인#바누아투#황금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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