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나무의 울림 바순만의 매력이죠”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1-07-14 03:00수정 2021-07-1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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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호 바수니스트 25일 공연
드비엔 소나타, 홀리거의 곡 등
다양한 연주 기법 감상 가능
“첼로처럼 솔로로 각광받길”
국내외 오케스트라 단원으로도 활동해온 이은호는 “바순은 앙상블에서 저음을 담당해 바로 매력이 느껴지지 않지만 없으면 금방 티가 나는 악기”라고 말했다. 목프로덕션 제공
“바순을 불거나 듣고 있으면 나무의 따뜻한 질감이 귀로 전해지죠. 들을수록 마음이 편해지는 악기입니다. 다른 악기에 없는 익살스러운 점도 매력이고요.”

2018년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로시니 바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수상한 바수니스트 이은호(31)가 25일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바순 리사이틀 ‘바로크 투 모던’을 연다. 이은호는 2013년 동아음악콩쿠르 바순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고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음악사의 시대별로 당대 바순 연주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곡을 골랐어요. 모차르트 시대 프랑스 작곡가이자 바수니스트였던 프랑수아 드비엔의 소나타, 하인츠 홀리거의 ‘바순 솔로를 위한 세 작품’ 중 세 번째 곡이 특히 그렇죠.”

홀리거는 20세기를 대표한 오보이스트로 더 알려진 작곡가. 바순과 오보에는 ‘겹리드악기’로 소리 내는 원리가 비슷하다. 리드는 입으로 무는 떨림판이다. “홀리거의 곡은 현대 바순이 연주할 수 있는 기법을 총동원해 악보를 제대로 읽어내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며 이은호는 웃음을 지었다. 평소 즐겨 듣는 바흐의 비올라 다 감바 소나타도 프로그램에 넣었다. 첼로와 닮은 비올라 다 감바는 바로크 시대 널리 연주된 현악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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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이 가진 바로크 시대의 독특한 정취를 바순으로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너무 좋아하는 곡이지만 본디 관악곡이 아니어서 적절한 분절법(프레이징)으로 숨 쉴 곳을 만드는 데 고심을 했죠.”

그는 교향악단 바순 단원이던 외삼촌을 통해 바순을 알게 됐다. “제가 어릴 때였죠. 케이스에서 악기를 꺼내시는데, 사냥에 쓰는 총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외삼촌이 재미있게 가르쳐 주셔서 열심히 하다 보니 제 성격에도 딱 맞는 악기 같았죠.”

바순은 리드를 연주자가 스스로 깎아 만든다. “리드가 주는 스트레스나 압박감을 설명하자면 끝이 없죠. 열 개를 만들면 열 가지 소리가 나오고, 온습도에 따라서도 변덕이 심해요. ‘리드의 변덕’을 이기는 게 좋은 바수니스트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리사이틀 이후 색다른 계획도 있다. 선화예고 동문 다섯 명을 규합해 ‘트로스트 바순 앙상블’을 꾸렸다. 8월 28일 서울 서초구 더그란데홀에서 창립 연주회를 갖는다.

“바순은 첼로와도 비슷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나무 질감이나 남자의 편한 목소리를 연상시키는 점이 그렇죠. 첼로가 솔로 악기로 각광받고 첼로 앙상블이 인기라면, 바순도 못할 이유가 없죠.”

25일 리사이틀은 피아니스트 김재원이 함께한다. 전석 3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바수니스트 이은호#바로크 투 모던#리사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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