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이새샘]주택공급 물꼬 막은 정부, 거래세 내려 매물 유도해야

이새샘 산업2부 기자 입력 2021-06-17 03:00수정 2021-06-1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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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샘 산업2부 기자
2019년과 2020년 서울 부동산시장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1∼6월)에는 가격이 하락하거나 주춤하다 서서히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하반기(7∼12월) 내내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런 ‘상저하고’ 현상이 나타나게 된 배경에는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주택거래량이 있다. 정부가 2018년 9·13대책, 2019년 12·16대책 등 강력한 수요 억제 정책을 내놓자 이듬해 상반기 시장은 충격으로 얼어붙었다. 거래가 크게 위축되며 가격도 함께 조정된 것이다.

하지만 억눌린 주택 수요는 서울 외 지역이나 비규제 지역으로 튀며 풍선효과를 보였다.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은 매수세는 몇 달간 규제에 적응했고 여기에 유동성이 가세했다. 임계점을 넘는 순간 마치 불어난 물이 둑을 넘듯 거래량이 늘어나고 가격이 폭등했다.

올해도 거래량은 지난 2년과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말부터 거래량이 급감해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월에서 5월까지 매월 3000∼5000건대를 유지했다. 다만 집값은 조정 없이 상반기 내내 야금야금 올랐다. 거래량이 회복된다면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금리 인상이 변수지만 현재 금리가 워낙 낮아 시장의 방향을 바꿀 정도까지 오르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거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전월세 가격이 크게 올라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계속 매매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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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수요를 소화할 만한 공급이 안 나온다는 점이다. 3기 신도시가 7월부터 사전청약을 하지만 서울 물량이 아니고, 입주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주도 도심 개발 사업도 언제 분양할지 기약하기 어렵다.

사실 정부의 공급대책이 시장에 즉각적인 효과를 미치지 못한다는 건 대책을 발표한 국토교통부도 안다. 신규 공급은 원래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심리적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당장 쏠린 수요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공급을 빨리 늘리는 다른 방법이 있다. 기존 주택을 매물로 나오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2017년 8·2대책으로 가장 먼저 도입한 세제 규제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2년 거주를 추가한 것이다. 작년엔 장기보유 공제를 받을 때 거주 기간을 보도록 했다. 6월부터 양도세 최고세율이 75%까지 높아졌으니 더더욱 집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

흔히 부동산 세제의 원칙은 높은 보유세, 낮은 거래세라고 한다. 정부는 최근 몇 년 새 거래세와 보유세를 함께 올렸다. 여당이 특별위원회까지 만들어 완화 논의를 해야 할 정도로 보유세 부담이 높다면 거래세 완화도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벌써 몇 달째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양도세 완화가 투기세력의 투기이익을 인정해 주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집주인들조차 양도세 부담에 선뜻 시장에 집을 내놓지 못하고, 실수요자들은 살 집을 찾아 중개업소를 전전하고 있다. 부동산대책에 따라 거래량이 춤을 추며 가격이 급등하는 왜곡된 시장 상황을 만든 것은 바로 정부다. 이 왜곡을 해소하는 것 역시 정부의 책임이다.

이새샘 산업2부 기자 iamsam@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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