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이진영]백신 접종 1000만 돌파

이진영 논설위원 입력 2021-06-12 03:00수정 2021-06-12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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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집단면역까지 2년 7개월이 걸릴 것이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가 총 19만 명이던 4월 22일 미국 블룸버그가 내놓은 전망이다. 당시 하루 평균 접종 인구는 7만6000명. 그런데 백신 물량이 풀리고 일일 접종 인원이 수십만 명에 이르면서 블룸버그의 전망이 기분 좋게 빗나가게 됐다.

▷어제까지 1차 접종자는 1056만 명. 2월 26일 예방접종을 개시한 지 105일 만에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추세라면 이달 말까지 목표치인 1300만 명보다 많은 인원이 1차 접종을 마치게 된다. 하루 100만 명 이상 접종이 가능한 든든한 의료 역량을 감안하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4월 국회에서 공언한 대로 당초 목표보다 2개월 빠른 9월까지 3600만 명의 2차 접종도 기대해볼 수 있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건 백신 리스크보다는 효과가 훨씬 크다는 과학을 신뢰한 성숙한 국민들 덕분이다. 우선 접종 대상인 고령층은 방역당국의 우려와는 달리 “손주와 자식들에게 피해 주지 않겠다”며 적극적으로 접종에 나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덕분에 코로나 치명률은 1.35%로 낮아졌고, 부모 세대의 성공적인 접종을 목격한 중장년층은 “가족과 회사 동료들의 안전을 위해” 잔여 백신 접종 대열에 합류했다.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가도 해야겠다 싶으면 무섭게 불이 붙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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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접종률 목표 25%를 초과 달성한다면 얀센 100만 명분의 기여가 적지 않다. 접종 대상의 특성상 ‘예비군과 민방위 한정판’ 백신으로 불리는 얀센은 1일 예약이 시작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완판’됐다. 1차 접종으로 끝나는 데다 “더운 여름 마스크 벗고 지내자”는 수요가 몰렸다. 얀센 접종 100만 명은 숫자는 적어도 방역에서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접종 대상이 이동량이 많은 젊은층이어서 감염 규모를 줄이는 효과가 크다.

▷일상 회복도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부터는 야구장을 포함한 실외 경기장과 공연장의 입장인원 제한이 완화된다. 다음 달부터 1차 접종자들은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5인 이상 모임 금지와 식당 영업시간 제한도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감염 규모가 다른 나라보다 적은 현실을 감안해도 마스크 규제 완화는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이 4월 가장 먼저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을 때 접종률이 61%였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까지 마스크를 벗고 다닐 가능성도 있다. 자율에 맡긴 만큼 집단 면역에 이를 때까지는 마스크 쓰기에 정직해야 한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
#백신 접종#1000만#집단 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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