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건국 첫 ‘무지개 연정’… 15년 집권 네타냐후 몰아냈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입력 2021-06-04 03:00수정 2021-06-04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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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정당 중 8개 정당이 손잡아… 아랍계 정당, 집권 연정에 첫 포함
네타냐후 측근 베네트 변심 결정타… 베네트-라피드, 2년씩 ‘총리 나누기’
다양한 스펙트럼… 갈등 소지 여전
네타냐후, 개인비리로 감옥갈 수도
극우정당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왼쪽)와 중도 ‘예시아티드’ 야이르 라피드 대표가 2일 예루살렘 의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예루살렘=AP 뉴시스
이스라엘에서 1948년 건국 후 최초로 우파, 좌파, 중도, 아랍계 정당이 손을 잡은 ‘무지개 연정’이 탄생했다. 3월 총선에서 의석을 차지한 13개 정당 중 8개 정당이 15년 2개월 넘게 집권한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72)를 몰아내기 위해 연합한 결과다. 이스라엘 집권 연정에 아랍계 정당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중도 ‘예시아티드’를 이끄는 TV 앵커 출신 야이르 라피드 대표(58)는 2일 성명을 통해 “연정 구성을 위한 합의가 이뤄져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에게 연정 구성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연정에는 17석을 보유한 예시아티드를 중심으로 청백당(중도·8석), 야미나(극우·7석), 이스라엘 베이테이누(우파·7석), 노동당(좌파·7석), 뉴호프(우파·6석), 메레츠(좌파·6석), 라암(아랍계·4석) 등이 참여했다. 의회 전체 120석 중 과반(61)을 간신히 넘는 62석을 차지하고 있다.

한때 네타냐후의 최측근이었지만 장관직 기용, 팔레스타인 대처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다 결별한 나프탈리 베네트 전 국방장관(49)이 이끄는 야미나가 지난달 30일 연정 합류 의사를 밝힌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료 구성도 끝났다. 4년 임기의 총리직은 전후반 각각 2년으로 나눠 먼저 베네트가 총리에 오르고 라피드가 외교장관을 맡는다. 2년 후 둘은 서로의 자리를 맞바꾸기로 했다. 현 국방장관인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62)는 장관직을 유지한다. 나머지 장관직은 대부분 연정에 참여한 또 다른 정당 대표들이 나눠 맡는다. 아랍계 정당 라암은 장관을 배출하지 못했지만 네타냐후 집권 내내 ‘2등 시민’으로 탄압받아 온 아랍계 주민 지원을 위한 163억 달러(약 18조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이스라엘 930만 명 인구 중 약 20%가 아랍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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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네타냐후 연정은 7일 회의를 열어 연정 구성을 위한 최종 표결 날짜를 정한다. 1주일 안에 표결을 해야 하므로 늦어도 14일 이전에는 네타냐후의 실각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념 스펙트럼이 다양한 여러 정당이 뭉친 만큼 연정 구성을 위한 진통은 계속되고 있다. 야미나 소속 의원 1명은 아랍계와의 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외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표결하면 연정 구성 정당에서 62석 중 1표가 이탈하게 된다.

집권 내내 강력한 친미, 반팔레스타인, 반이란 정책을 실시하며 ‘중동의 스트롱맨’으로 불렸던 네타냐후 총리는 결국 권좌에서 내려오게 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99년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다시 총리가 되어 지금까지 집권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 접종률, 사실상 승리로 끝난 팔레스타인 하마스와의 교전 등에도 과거 최측근이었던 베네트가 등을 돌리자 치명타를 맞았다. 2019년 비리 혐의 등으로 현직 총리 최초로 기소된 그가 실각 후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이스라엘#무지개 연정#베냐민 네타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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