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發 변이 바이러스에 해외 법인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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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공장 있는 베트남 박닌성
2일부터 출퇴근 제한령 들어가
LG전자 인근 공장 가동률 낮춰

“지옥문이 열린 것 같다.”

인도에 있는 한 대기업 주재원은 최근 현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인도발(發) 변이 바이러스가 베트남까지 번지며 주요 기업 해외 법인들의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휴대전화와 디스플레이 공장이 있는 베트남 박닌성 정부는 2일부터 변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출퇴근 제한령에 들어간다.

박닌성은 인근 도시에서 출퇴근 인구가 많은 대표적인 공단 지역으로, 휴대전화 공장에 2만여 명, 디스플레이 공장에 3만5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박닌성과 바로 근접한 타이응우옌성에도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이 있어 이동 제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공장 내에 있어 출퇴근 제한령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자체 기숙사뿐 아니라 공장 밖 주변 시설도 직원 숙박용으로 활용해 정상 가동이 가능할 수 있도록 베트남 당국과 협의 중이다. LG전자도 인근의 하이퐁에서 가전과 휴대전화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어 일부 박닌성 거주 직원이 출퇴근 제한 조치를 받게 된다. LG전자는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이동 제한 지역에 사는 직원들이 공장 인근에서 출퇴근할 수 있도록 숙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지난달 말부터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비상이 걸렸다. 누적 확진자 6856명 중 절반 이상이 최근 한 달 사이 발생했고 대표적인 산업단지인 박닌성에서 70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왔다.

일일 확진자 수가 40만 명에 육박하는 인도의 공장들도 현지 부품 수급과 생산에 차질이 계속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포진한 뉴델리, 첸나이, 뭄바이 등 도시가 있는 주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4월 말 이래로 일부 필수 업무를 제외하고는 통행을 금지하는 봉쇄령을 시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와 첸나이 지역에서 스마트폰 및 가전 공장을 축소 가동하고 있다. 특히 노이다에 있는 삼성의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장도 현재 가동률이 40%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이다와 푸네 지역에 있는 LG전자 공장 또한 일시 가동이 중단되거나 평시의 절반 수준까지 가동률을 낮추는 등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와 포스코 등도 생산 공장 인력을 줄이고 주말 특근을 중단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지 주재원들은 일단 체류하고 있지만 가족들은 순차적으로 귀국한 상태”라며 “최악의 경우 일부 물량을 타 지역으로 돌리는 시나리오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해외 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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