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수사팀 “경제성 조작, 수천억 피해”… 대검 “배임 적용 신중”

고도예 기자 , 장관석 기자 입력 2021-06-01 03:00수정 2021-06-0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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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등 ‘업무상 배임’ 적용 이견
석달 논의에도 기소 여부 결론 못내
결국 조남관 “차기 총장과 재논의”
사진 뉴스1
대전지검과 대검찰청이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 피의자들에게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두고 충돌해 기소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검 원전 수사팀과 대검 반부패강력부는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혐의 등으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논의하다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다.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검찰총장 직무대행)는 “차기 총장과 다시 사건을 논의하라”는 공문을 대전지검에 발송했다.

양측의 견해차는 백 전 장관 등이 원전 가동을 즉시 중단하라고 결정한 행위에 대해 원전 가동 주체인 한수원에 손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배임)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두드러졌다. 경제성 평가 조작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의 경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임 당시 백 전 장관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던 사안이기도 해 양측의 견해차가 상대적으로 덜했다고 한다.

대전지검 수사팀에선 “월성 1호기 원전이 연장 가동됐다면 한수원이 수천억 원대의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피했다” “조작된 경제성 평가 자료에 따라 가동이 중단돼 발생한 손해를 변제해 주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한수원이 천문학적 손해를 입었다”는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경제성 평가를 조작해 한수원 이사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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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검에선 “배임 혐의에 있어 피해자와 가해자가 누구인지, 원전 즉시 중단으로 누가 이익을 봤는지 등 법리를 명확히 하고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 우세했다. 양측의 협의는 석 달 간 이어지다 채 전 비서관이 지난달 기소 여부의 적정성을 판단해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한 이후 답보상태에 빠졌다.

일선에서는 “대검으로선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탈원전 정책을 이행하다가 집행 과정에서 도리어 한수원이 손해를 입었다고 결론을 내리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수사 착수 초기부터 현재까지 6개월가량 사건 보고를 받아온 조 차장이 최종 결론을 미루면서 기소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 대검 안팎에선 “총장 직무대행인 조 차장이 신임 총장 취임이 임박한 상황에서 ‘정권 사정’ 관련 수사들을 결론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고도예 yea@donga.com·장관석 기자
#원전수사팀#경제성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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