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쇼스타코비치 현악4중주 전곡 연주 도전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1-06-01 03:00수정 2021-06-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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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16일부터 서울예술의전당서 연주
“내밀한 15곡… 감정 소모 많아”
노부스 콰르텟이 나흘 동안 쇼스타코비치의 현악4중주 15곡 전곡 연주를 펼친다. 왼쪽부터 바이올린 김재영, 비올라 김규현, 첼로 이원해, 바이올린 김영욱. 목프로덕션 제공
열다섯 곡. 연주시간만 총 7시간 이상. 1938년에서 1974년까지 만 36년에 걸친 산물.

2014년 모차르트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젊은 현악4중주단’ 돌풍을 일으킨 노부스 콰르텟이 거대한 도전을 펼친다. 구소련을 대표한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의 현악4중주 전곡 연주다. 16∼19일 나흘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무대에 오른다. 연주마다 초기, 중기, 후기의 4중주를 모두 만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베토벤의 현악4중주 17곡이 ‘구약’이라면 쇼스타코비치의 15곡은 ‘신약’으로 불린다. 해외에서도 전곡 연주는 드물다. 있어도 몇 달 간격으로 나눠 연주하기에 ‘나흘간 전곡 연주’는 유례없는 일로 꼽힌다. 7시간에 달하는 연주 분량을 통째로 연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연주를 펼치고 5월 22일 입국해 자가 격리 중인 노부스 콰르텟 리더 김재영(바이올린)은 전화 인터뷰에서 ‘어려운 작업’이라고 털어놓았다. “연습을 해도 해도 불충분한 느낌이에요. 체력적으로도 힘에 부치는 일이죠. 다행히 멤버들(바이올린 김영욱, 비올라 김규현, 첼로 이원해)의 케미가 좋아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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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럽 연주가 대부분 취소됐기에 가능한 계획이었다. “생각하고 연습할 시간이 많아졌죠. 지난해 멘델스존 4중주 6곡 전곡을 연주한 뒤 더 큰 도전에 욕심이 생겼어요. 쇼스타코비치는 평생 전쟁과 억압을 체험했던 작곡가인 만큼 오늘날의 코로나19라는 재앙이 그의 음악과도 맞물릴 걸로 생각했습니다.”

국내에서 쇼스타코비치는 15곡의 교향곡이 주로 연주된다.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이 현실과 직접 부딪치는 데 반해 현악4중주는 훨씬 내면적입니다. 더 내밀하고 비꼬인 감정을 풀어내죠. 그만큼 자신의 아픈 얘기들을 솔직히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재영은 “다른 작곡가의 곡들보다 직설적으로 소리를 내야 한다. 연습하면서 정신적으로 ‘피폐해질’ 만큼 감정적 소모가 많다”고 말했다.

전화가 연결된 김에 화제를 돌려보았다. 최근 젊은 4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이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낭보가 들려왔다. 2019년 결성 때부터 김재영이 지도해온 4중주단이다.

“옆을 돌아보지 않고 정말 매일매일 성실히 정진하는 친구들이에요. 놀라울 정도죠. 일주일에 두 번씩 코칭을 했는데, 매번 눈에 띄게 기량이 늘어요. 지난해 수많은 콩쿠르 기회들이 취소됐고 의기소침해질 수도 있는데, 오히려 더 열심히 하더군요.”

노부스 콰르텟은 이번에 연주할 쇼스타코비치의 현악4중주 전곡 중 자주 연주되는 4중주 3번과 8번을 내년 아파르테 레이블에서 CD로 발매한다. 김재영은 전곡 녹음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맞춰보는 만큼 여러 번 더 연주한 뒤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4만4000∼6만6000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쇼스타코비치#전곡 연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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