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신접종 증명서, 1200여곳서 밀거래

조종엽 기자 , 이지운 기자 입력 2021-05-18 03:00수정 2021-05-1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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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웹 등 통해 위조 판매 기승
英 매일 100여명 입국시도 적발
각국 상호인정시스템 대책 비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가 ‘제2의 비자(입국 허가 증명서)’처럼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짜 증명서가 영국 등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이 추진 중인 백신 접종 상호인정 협약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1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백신 접종 증명서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등을 위조해 파는 판매상이 다크웹(특정 브라우저로 접속할 수 있는 음성적 웹 공간)과 텔레그램, 와츠앱 등 소셜미디어에 1200곳(올 3월 기준)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20곳에서 급증한 것이다. 사이버보안업체 체크포인트의 분석 결과 이들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정부 보건당국이 발행한 것처럼 보이는 증명서를 위조해 팔고 있었다. 일부 위조 NHS 접종 증명서는 진짜와 구별하기 어려웠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 웹사이트에서는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25파운드(약 4만 원)에 판매했고, 위조 증명서를 파는 텔레그램 채널에는 가입자가 1000명을 넘었다.

실제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입국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나라가 늘면서 가짜 증명서가 활개를 치고 있다. 영국에서는 매일 100명 이상이 위조 증명서로 입국하려다 적발되고 있다. 유럽형사경찰기구 역시 올해 초 위조범들이 온라인뿐 아니라 유럽 전역의 공항에서 가짜 음성 확인서를 팔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비용 문제로 가짜 증명서의 유혹에 넘어가는 여행객도 많다. 각국은 대체로 입국 전 음성 증명서 제출, 입국 뒤 격리와 2회 안팎의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1회당 120파운드(약 19만2000원)가량의 검사비용을 여행객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 이런 비용 부담을 피하려고 위조 음성 증명서를 구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출입국관리 담당 직원은 “위조 증명서로 적발되는 이들은 대부분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 출신”이라고 했다. 보안업체 체크포인트의 연구원은 “음모론을 믿으며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이 위조 증명서를 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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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백신 접종자에 한해 입국 뒤 격리 의무를 면제하는 나라가 늘면 증명서 위조 범죄는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그리스는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출한 해외 관광객의 격리 의무를 면제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이르면 6월부터 백신 접종자의 관광 목적 역내 여행을 허용할 방침이다.

각국이 추진 중인 백신 접종 상호 인정에도 위조 대책 마련이 필요해졌다. 영국은 17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NHS 앱으로 증명할 수 있고, 그리스는 이 증명을 인정하기로 했다.

국내에선 지난달 15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접종 전자 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정부는 전자 증명서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위·변조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7일 “격리 면제 범위, 접종 증명서 진위 확인 절차와 방법 등에 대한 각국과의 협의를 외교부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종엽 jjj@donga.com·이지운 기자
#가짜 백신접종 증명서#밀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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