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정신 차리세요 몽상은 끝났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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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부통령 시절 한국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손녀와 함께 북한 쪽을 바라보는 모습.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 구상의 윤곽을 공개했다. 사진 출처 미국군축협회(ACA) 홈페이지
2013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부통령 시절 한국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손녀와 함께 북한 쪽을 바라보는 모습.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 구상의 윤곽을 공개했다. 사진 출처 미국군축협회(ACA) 홈페이지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외교와 압박을 병행하는 ‘실용적 접근’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큰 그림만 나온 정도지만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나쁘지 않습니다. “현실적”이고 “유연한” 접근법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Biden‘s new North Korea policy is an extended hand to Kim Jong Un.”

“바이든의 새로운 북한 정책은 김정은에게 뻗은 손이다.” 뉴욕타임스의 분석입니다. 흔히 ‘대화를 제의한다’고 할 때 시각적으로 와 닿도록 ‘손을 내밀다’라고 하죠. 영어로는 ‘extend a hand(손을 연장하다)’라고 하면 됩니다. 이 다음에는 ‘공은 북한에 넘어갔다(The ball is in Pyongyang’s court)’는 문장이 자주 따라오죠.

△“The new approach is cleareyed, rational, and still based on the pipe dream of denuclearization.”

회의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퓰리처상 수상 저널리스트인 프레드 캐플런은 “(바이든의) 새로운 접근법은 현실적이고 이성적이며 아직도 비핵화의 몽상에 빠져 있다”고 했습니다. 정책 검토 결과를 칭찬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이상론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하는 것이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검토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리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다”라는 말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첫 문장부터가 “과연 실현 가능한 목표냐”는 겁니다. ‘Pipe dream’은 ‘몽상’ ‘공상’을 말합니다. 과거 아편 흡연자가 쓰던 파이프에서 유래했죠.

△“The likelihood of North Korea giving up nuclear weapons is close to zero.”

워싱턴포스트의 명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의 최근 칼럼이 화제입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확률은 거의 제로다”는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소개합니다. 그래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핵 확산을 막는 수준의 ‘중간해결책(way stations)’을 찾고 있다는 것이죠. ‘Close to’ 다음에는 사람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렇게 숫자가 나오는 때도 많습니다. ‘대략’ ‘거의’라는 뜻이죠.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조바이든#대북정책#검토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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