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물가·이자·세금 급등… 살얼음판 서민 생계 삼중고

동아일보 입력 2021-05-10 00:00수정 2021-05-1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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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외식 물가지수가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1.9% 상승했다고 통계청이 어제 밝혔다. 짜장면 김밥 햄버거 등 서민들의 외식 부담이 커졌다는 뜻이다. 생계비에 영향이 큰 주택담보대출 이자율도 지난해 7월 말 대비 최대 0.9%포인트나 올랐다. 또 내달 1일이면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확정된다. 코로나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 살림에 치솟는 물가 이자 세금 등 삼중고가 들이닥친 상황이다.

물가 상승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글로벌 원자재 및 농산물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외식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원재료비 인상을 지목했다. 4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7% 올랐는데, 이 지수는 한국이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의 가격을 나타낸다. 교통비, 공공요금, 공산품 가격 등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대출 관리를 위해 우대금리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중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한다.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데다 미국이 금리를 높이면 외국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한국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물가와 금리 상승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경기 회복 신호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과열 조짐으로 금리 인상 카드를 검토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아직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여건에서 물가와 이자가 급속히 오르면 서민들은 버텨내기 어렵다. 여기에다 내달 보유세까지 높은 상승폭으로 확정되면 가계 살림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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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지만 1주택자 보유세 완화 등을 놓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물가와 금리 상승세에 대해서도 당정은 느긋한 태도다. 정부와 정치권이 서민들의 체감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의구심이 든다. 당정은 서민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줄 대책을 서둘러 세우고, 금리 상승을 유발하는 확대 재정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수입 물량 조절, 재고 관리 등 물가 안정을 위한 세밀한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지금 서민 경제는 작은 충격에도 휘청거릴 정도로 살얼음판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외식물가지수#급등#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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