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 방망이 어깨 걸치고 힘빼자 타율 1할 상승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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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쳐라” 타격코치 말 따라
작년 타율 0.220 올해는 0.328
타점 1위 홈런 공동 3위 달려

프로야구 한화 노시환(가운데)이 24일 대전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와의 안방경기에서 시즌 6번째 홈런을 터뜨린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화 제공
프로야구 한화 노시환(가운데)이 24일 대전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와의 안방경기에서 시즌 6번째 홈런을 터뜨린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화 제공
선구안보다 파워에 집중하는 자세로 타격 폼을 바꿨다. 지난해 2할대 초반이었던 타율이 이번 시즌 3할까지 올랐다. 프로야구 한화의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는 노시환(21) 얘기다.

24일 대전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8회말 18-5로 앞선 상황에서 5번 타자 노시환이 두 번째 타자로 나섰다. 상대 투수 최성훈이 던진 시속 135km의 공이 스트라이크존으로 날아오자 노시환이 왼쪽 앞발을 살짝 들었다 내리며 어깨에 걸쳐놨던 방망이를 휘둘렀다. 공은 왼쪽 담장을 넘어가며 노시환의 시즌 6번째 홈런이 됐다. 통상 타자가 앞발을 들지 않는 ‘노스텝’ 타격 자세는 공을 맞히는 콘택트에 집중하는 방법이다. 스트라이드(디딤 발을 땅에 내딛는 동작) 폭을 넓힐수록 뒷발에 모은 힘을 앞으로 이동시킬 수 있어 장타력이 늘어나지만 공을 볼 여유는 줄어든다. 지난해만 해도 노스텝으로 공을 쳐왔던 노시환은 이번 시즌 왼발을 들었다 치기 시작했다.

동시에 공을 골라내는 습관을 바꾸며 콘택트 능력도 높였다. 조니 워싱턴 한화 타격코치는 시즌 시작 전 노시환에게 “무엇이 됐든 제일 편한 폼으로 해라. 그 대신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게 확실한 공만 칠 것”을 주문했다. 노시환은 몸에 편안함을 주기 위해 타격 전 들고 있던 방망이를 어깨에 걸쳐놓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크존 경계에 걸쳐 들어오는 공은 스트라이크를 잡히더라도 치지 않았다. 애매한 공은 쳐봤자 안타로 이어질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일련의 변화가 성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26일 기준 노시환은 이번 시즌 타율 0.328(64타수 21안타), 6홈런, 23타점을 올리고 있다. 데뷔 첫해인 2019년 타율 0.186, 이듬해 0.220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타점에서는 NC 알테어(21타점)를 넘어 단독 1위, 홈런은 두산의 김재환과 공동 3위를 기록하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도 1.097로 시즌 2위다.

노시환이 자신 있게 안타나 홈런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나만의 코스’도 생겼다. 그 코스가 어떤 코스인지는 물론 영업비밀이다. 분명한 건 노시환이 데뷔 초 갖고 있던 거포의 계보를 잇는 ‘제2의 김태균’에 대한 부담감을 조금씩 떨쳐내고 있다는 점이다. 노시환은 “홈런은 지난해(12개)보다 두 배 정도 더 치고 싶고 144경기를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개막 초기부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노시환이 목표 달성을 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한화#차세대 거포#노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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