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100일 합격점… ‘말은 적게 행동은 많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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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기후변화 대응 등 61개 선거공약 중 24개 이행
역대 최고령 안정감도 호평…미국인 62% “대통령답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 성과를 낸 덕에 집권 초 국정운영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AP통신은 바이든의 첫 100일을 ‘말은 적게, 행동은 많이(More action, less talk)’로 평했다. CBS·유고브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62%가 그를 표현하는 단어로 ‘대통령다운(presidential)’을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취임 후 100일 내 달성을 목표로 내놨던 61개의 선거공약 중 마스크 착용 의무화, 세계보건기구(WHO) 재가입, 파리 기후변화협약 재가입, 기후정상회의 개최, 코로나19 경기부양안 등 24개가 이행됐다.

특히 방역 성과에 호평을 보내는 여론이 적지 않다. 당초 “취임 100일 안에 코로나19 백신 1억 회 접종을 끝내겠다”고 밝혔지만 불과 58일 만에 달성했다. 21일 기준 2억 회 접종도 마쳤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 인구의 54%가 백신을 한 번 이상 맞았다. 37%는 2회 접종까지 끝냈다. 백신을 넉넉히 확보한 덕에 보건당국은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한 3차 접종(부스터샷)도 추진하고 있다. 취임 당시 4380명대였던 일일 코로나19 사망자도 700명대로 뚝 떨어졌다.

미 역사상 최고령인 79세 대통령의 차분함과 안정적인 태도 역시 호평을 받고 있다. 25일 CBS·유고브에 따르면 그를 표현하는 단어로 ‘대통령다운’ 외에도 ‘능력 있는’ ‘집중적인’ ‘지식이 있는’ 등이 꼽혔다. 반대파, 주류 언론 등과 사사건건 충돌했고 예측 불가능한 행보로 일관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조적이라는 의미다.

갈 길도 멀다. 인종차별, 이민, 총기규제 등을 두고 극단으로 갈린 사회 분열, 잇따른 대규모 부양안에 따른 재정적자 증가와 증세 논란, 중국과의 패권 경쟁 등 만만치 않은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이민정책 완화를 기대하며 미국 남쪽 국경지대로 몰린 중남미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처가 쉽지 않은 상태다. ABC 방송 조사에서 ‘이민자 대응을 잘했다’는 응답은 37%에 불과했다. 코로나19 대응(64%), 코로나19 경기부양책(65%) 등에 비해 낮다. 또 그는 재정적자 확대에도 2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 법안, 1조 달러의 가족계획 법안 등 대대적인 추가 부양책을 예고했다. 재원은 법인세율을 올려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공화당이 격렬히 반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바이든#합격점#안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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