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경쟁 개막… TK프리미엄 유지냐, 초선 돌풍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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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vs 초선’ ‘영남 vs 비영남’ 구도
영남 3선 조해진 첫 공식 출마선언… 주호영-권영세-나경원-김웅 등
전현직 의원 7, 8명 출마 준비…초선은 ‘당원투표 70%’가 관건
김종인 ‘장외 훈수’도 변수될 듯

내년 대선 국면에서 제1야당을 이끌 선장을 뽑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전이 23일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영남 출신 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은 이날 오전 처음으로 공식 출마 선언을 했고, 다른 당권 주자들의 공식 도전도 이어질 예정이다. 그동안 당 대표 선거에서 핵심 당원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대구경북(TK) 지지세를 업은 주자들이 강세를 보였던 ‘TK 프리미엄’이 이번에도 유지될지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최근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초선 대표론’이 태풍의 눈이 될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주목된다.

○ 중진 對 초선 대결 구도 짜이나

국민의힘은 4·7 재·보궐선거 압승으로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당권 주자들도 “내가 정권 교체를 위해 당을 이끌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 의원도 이날 출마 선언에서 “내년 정권 교체의 필수 조건인 범야권 대통합,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선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나 자신을 불사르고 재도 남지 않도록 완전 연소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당 안팎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전·현직 의원은 7, 8명에 이른다. 당내에서는 5선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대구 수성갑)의 당권 도전은 기정사실로 꼽힌다. 여기에 권영세 의원(4선·서울 용산), 홍문표 의원(4선·충남 홍성-예산), 윤영석 의원(3선·경남 양산갑) 등의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말이 나온다. 4선에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도 변수다. 나 전 의원은 아직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출마를 강행할 경우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판세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중진 의원들에게 맞설 초선 의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 101명 중 초선은 56명에 달한다. 김웅 의원(서울 송파갑)이 초선 중에선 유일하게 의원총회에서 당 대표 도전 의사를 밝히고 공식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다.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로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 룰을 고려할 때 당원 지지세가 약한 초선들의 당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당 쇄신을 이유로 당원 투표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실제 비율이 조정될 경우 불붙는 초선 대표론에 기름을 붓는 변수가 될 수 있다.

○ 원내대표 선거와 맞물린 ‘영남 對 비영남’ 구도

지역 안배론도 차기 당 대표 선거를 관통하는 요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초선 의원들이 4·7 재·보궐선거 직후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자”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원내대표 선거전 역시 ‘영남 대 비(非)영남’ 구도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 정권 교체에 성공하려면 대구경북 또는 부산경남 출신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독식해선 안 된다는 논리다. 이런 지역 대결 구도를 의식한 듯 조 의원도 이날 출마 선언에서 “나는 수도권 이미지를 가진 영남 출신”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원내대표가 어느 지역 출신으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당권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장외 훈수’도 당 대표 선거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주 권한대행을 겨냥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작당했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당이 근본적으로 변하려면 차라리 초선을 당 대표로 뽑는 게 대선을 위해선 효과적”이라는 말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이 외곽에서 당권 주자들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으며 직간접적으로 당 대표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 ‘구도 싸움’ 넘어설 변수는 ‘확장성’

차기 당 대표가 직면한 첫 번째 과제는 외연 확장이다. 당장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영입 여부와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 등이 최우선적으로 풀어야 하는 숙제다. 외연 확장에 적합한 대표라는 점을 각인시켜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할 수 있다면 선수나 지역 등 구도 싸움을 단숨에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경석 coolup@donga.com·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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