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주거 문제를 한번에 해결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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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3쾌한 주택자금 지원사업’
국내 지자체로는 처음 시행해 눈길
올해 750명에게 28억원 지원 예상

제천시가 지난달 19일 ‘3쾌(快)한 주택자금 지원사업’의 출산자금 지원 축하 행사를 청전동행정복지센터에서 열고 있는 모습. 제천시 제공
제천시가 지난달 19일 ‘3쾌(快)한 주택자금 지원사업’의 출산자금 지원 축하 행사를 청전동행정복지센터에서 열고 있는 모습. 제천시 제공
충북 제천시가 인구를 늘리기 위해 올해 시행에 들어간 ‘3쾌(快)한 주택자금 지원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제천시는 결혼과 출산, 주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해 국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이 시책을 시작했다고 1일 밝혔다. 주택자금과 출산자금을 지원하는 게 핵심사업이다.

주택자금의 경우 결혼 후 5000만 원 이상의 주택자금을 대출한 가정이 아이를 낳을 경우 첫째 150만 원, 둘째 1000만 원, 셋째 4000만 원을 지원한다. 둘째 지원금은 2년간 4회로 나눠, 셋째 지원금은 4년 동안 8회로 나눠 지급한다. 셋째까지 출산할 경우 5150만 원의 대출금을 시가 대신 갚아주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신혼부부의 주택자금 대출 부담을 줄여주어 마음 놓고 자녀를 출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출산자금 지원은 주택자금 대출이 필요하지 않은 부부를 위한 것이다. 첫째 120만 원, 둘째 800만 원, 셋째 이상 3200만 원을 준다. 지급 방식은 주택자금과 동일하다.

이 사업의 아이디어는 제천시의회 이정현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이 처음 제안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14일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출산 축하금 상향 지급보다는 헝가리의 인구절벽을 해결해 준 결혼·출산 장려정책 도입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헝가리에서는 신혼부부 4000만 원 대출, 출산가정 대출이자 면제, 셋째 이상 출산가정 대출금 탕감 등의 정책을 펴고 있다”고 제시했고 시는 이를 적극 받아들여 3쾌한 주택자금 지원사업을 시행했다.

주택자금 첫 수혜자는 1월에 나왔다. 새해 첫날 셋째 자녀를 얻은 직장인 박모 씨(35)는 18일 이상천 시장으로부터 주택자금 지원금 인증서와 기념 선물을 받았다. 박 씨는 “아내와 그토록 기다리던 딸이었지만 주택 구입에 따른 대출금과 세 아이의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며 “시에서 올해부터 추진하는 주택자금을 지원받게 돼 든든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5일에는 셋째 아이를 출산한 봉양읍과 화산동의 두 가정이 출산자금의 첫 수혜자가 됐다. 이들은 각각 3200만 원 인증서와 축하 선물을 받았다. 지금까지 3쾌한 주택자금 지원사업 수혜자는 모두 다섯 가정이다.

제천시는 올해 3쾌한 주택(출산)자금 지원사업 수혜자를 750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 28억 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이 시장은 “많은 청년들이 만만찮은 주택 구입 비용 때문에 결혼을 기피하고, 결혼한 가정 역시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아이 낳기를 꺼리고 있다”라며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이 사업이 수혜자의 체감도를 높이고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2019년 결혼은 524건이며, 출생아 수는 662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의 결혼 576건, 출생아 765명보다 결혼은 52건, 출생아는 103명 각각 줄어든 것이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결혼#출산#주거#3쾌한 주택자금#제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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