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끊기는 리듬-선율… 당신도 울고 있나요?[유(윤종)튜브]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1-02-09 03:00수정 2021-02-09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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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드보르자크 곡에 등장
차이콥스키 교향곡 ‘비창’에선 목메어 한없이 우는 모습 연상
음악의 세계에는 많은 눈물이 있습니다. 헨델 오페라 ‘리날도’에 나오는 아리아 ‘울게 하소서’나 오펜바흐의 첼로곡 ‘자클린의 눈물’도 있고, 그 밖의 수많은 음악과 노래가 ‘눈물’ ‘울음’ ‘통곡’ 같은 제목을 갖고 있죠.

그런데 제목이나 가사가 눈물과 울음을 표현하는 데서 더 나아가, 작품의 음악적인 특징 자체가 ‘울고’ 있는, 즉 사람의 울음과 비슷한 특징을 표현한 경우도 있습니다.

체코 작곡가 드보르자크는 1892년 미국 내셔널 음악원 원장으로 초빙되어서 미국에 건너갔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향수병을 심하게 앓았습니다. 미국에서 쓴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의 2악장에 그가 느꼈던 고향에의 동경과 쓸쓸함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른바 ‘꿈속의 고향’이란 제목으로 알려진 주선율이 유명한데, 앞부분에 이 선율이 나온 뒤 뒷부분에 다시 나오지만 어찌된 일인지 계속 이어지지 못하고 자꾸 끊어집니다. 이 부분은 향수병을 못 이긴 드보르자크가 울고 있는 자신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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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역사에서 울음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온 작품은 또 있습니다.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13번은 베토벤이 죽기 전해에 쓴 작품입니다. 당시 베토벤은 건강이 좋지 않았고 병상에 누웠다가 회복하기를 거듭했습니다. 이 곡은 여섯 개 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끝에서 두 번째인 5악장은 ‘카바티나’라는 제목이 달려 있습니다. 번역하기 마땅하지는 않지만 ‘작고 아담한 노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 악장은 명상적인 분위기로 시작해서 문득 멈췄다가 새로운 선율이 나오는데, 순조롭게 진행되지가 않습니다. 리듬이 자꾸만 예측할 수 없이 끊어졌다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이 곡도 ‘베토벤이 자신이 울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만약 앞에 소개한 두 곡처럼 소심하게, 누군가 들을 것을 염려하는 듯 자기 방에서 소리 없이 끅끅 우는 울음이 아니라 자신을 모두 내려놓고 오열하는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어떤 모습이 될까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의 마지막 4악장 두 번째 주제가 그렇습니다. 어깨를 들썩들썩하면서 엉엉 우는 한없는 오열을 연상시킵니다.

차이콥스키는 이 곡이 초연되고 9일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그가 당시 알려진 것처럼 콜레라에 걸려 죽은 게 아니라 비소를 먹고 자살했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자살이 맞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느 쪽도 뚜렷한 근거를 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단지 확실한 것은 차이콥스키가 자기 힘으로 목숨을 끊었든 아니든 간에,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된 비창 교향곡은 그의 ‘음악적 유서’라고 볼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가 죽은 원인과 별개로, 차이콥스키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남길 수 있는 가장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 세상에는 눈물이 넘쳐납니다. 수많은 공연이 순연되고 공연장 내 띄어 앉기로 어려움이 가중된 음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눈물을 통한 정화와 소생의 힘 또한 믿습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19일 홍석원 지휘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차이콥스키의 ‘비창 교향곡’을 연주합니다. 작품이 표현한 비탄을 통해 역설적으로 많은 사람이 새로운 힘을 얻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베토벤#드보르자크#차이콥스키#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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