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둔화 우려에 외국인들 “팔자”… 코스피 다시 3100 아래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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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포인트 빠진 3069.05 마감

미국 증시 급락의 충격파로 코스피가 6거래일 만에 다시 3,100 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실물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놓으면서 경기 회복 지연 우려가 국내외 증시를 짓눌렀다. 삼천피(코스피 3,000) 시대를 연 뒤 코스피가 2% 이상 급등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계속되면서 투자자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2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53.51포인트(1.71%) 내린 3,069.05에 마감했다. 장중 2.4%대까지 급락했다가 마감을 앞두고 하락 폭을 줄였다. 코스피는 26일부터 연일 뒷걸음질쳐 사흘간 139.94포인트가 빠졌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5774억 원, 3797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개인이 1조9414억 원을 사들였지만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사흘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 각각 4조, 3조 원대를 팔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연준의 경기 판단이 후퇴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원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대규모 외국인 매물이 나왔다”며 “커진 외국인 매도 규모는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2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119.6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3월 23일(20.0원)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날 일본(―1.53%) 중국(―1.91%) 대만(―1.82%)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연준발(發) 경기 회복 속도 둔화 우려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전날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제로 금리를 유지했고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경기 판단은 하향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고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공식 실업률은 6.7%이지만 실제 실업률은 10%에 가깝다고 평가하면서 “회복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여파로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2.61% 급락하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2% 이상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2.57%)은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 하락세가 추세적인 반전은 아니라고 평가하지만 당분간 출렁임은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초 이후 증시가 단기 급등한 데 따른 과열 우려에 실적 부담, 경제지표 부진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 달에도 큰 변동성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급락이 발생하면 ‘빚투’(빚내서 투자)로 인한 부작용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19거래일 가운데 코스피가 2% 넘는 등락률(종가 기준)을 보인 날이 8일에 이른다. 이날도 코스피는 하루 68포인트를 오가는 큰 변동 폭을 보였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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