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이라 인도요리 못할 것”…英법원 “인종차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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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21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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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틱카 마살라 매운 카레. 인도 요리 ⓒGettyImagesBank
닭고기 틱카 마살라 매운 카레. 인도 요리 ⓒGettyImagesBank
영국에서 한 남성이 자신에게 “영국인이라 인도 음식을 요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상사를 인종차별로 고소해 재판에서 승소했다.

20일(현지시간) 더선에 따르면 콜린 소르비(31·남)는 지난 2019년 10월 영국 웨스트요크셔주의 브래드퍼드에 위치한 인도 음식 제조업체 ‘뭄타즈 푸드’에서 상사 아젬 악타르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소르비는 상사가 자신을 사무실 한구석으로 불러 “당신은 영국인이라 인도 음식을 어떻게 요리하는지 모를 것”이라 했다고 진술했다. 또 상사로부터 “이곳은 아시아계 회사니 영국계 회사에 가서 일하라”는 말도 들었다고 밝혔다.

소르비는 뭄타즈 푸드에서 일하는 50명 중 유일한 백인이었다. 소르비는 강력히 항의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대기발령이었다. 소르비는 결국 상사 악타르를 고용심판원에 고소했다.

영국 웨스트요크셔주의 브래드퍼드에 위치한 인도 음식 제조업체 ‘뭄타즈 푸드’. 트위터 갈무리
영국 웨스트요크셔주의 브래드퍼드에 위치한 인도 음식 제조업체 ‘뭄타즈 푸드’. 트위터 갈무리

피고인 악타르 측은 처음에 소르비의 불성실한 근태와 저조한 실적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심판장 티모시 스미스는 “버스가 늦어 한 번 지각한 것 외에 원고(소르비)의 근태를 문제 삼을 만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심판부는 “피고가 한 발언은 성과가 아닌 인종에 대한 것이며, 이는 원고의 존엄성을 훼손하거나 모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라고 판단했다. 또 “원고에게 사물함을 정리하고 회사 용품을 반납하라는 피고의 명령은 ‘해고’의 완곡한 표현”이라고 봤다.

심판부는 “원고가 피고로부터 인종차별적 괴롭힘을 당했고, 이후 정당한 항의에도 해고 수준의 징계를 받는 등 피해를 입었다”며 소르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에서 승소한 소르비는 수 천 파운드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 소르비가 받을 보상금에 대한 추가 심리는 차후 열릴 예정이다.

한편 뭄타즈 푸드 측은 “직장 내 엄격한 차별금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반하는 직원은 징계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모든 직원에게 평등 및 다양성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고용해 조직 내 다양성을 계속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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