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금으로 뚝딱 만든 임시직, 청년도 기업도 원치 않는다

동아일보 입력 2021-01-21 00:00수정 2021-01-21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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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어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조세특례의 효과성 분석’ 보고서에서 청년을 고용하면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가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2017년부터 2년 동안 청년 고용을 위한 세금감면액을 10배로 늘렸지만 고용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그 대신 기업이 처한 시장상황이 좋아질 때 청년 고용이 늘었고, 기업규모가 클수록 신규 채용 인원 가운데 청년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영이 어려운데 세금을 지원받겠다고 청년 고용을 늘리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일자리정책은 여전히 세금 감면과 고용지원금 등 재정 지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3차 추경에서 편성한 ‘청년일경험지원사업’은 목표치인 5만 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빚을 내 마련한 돈으로 임시 일자리를 만들었는데 기업과 청년 모두에게 외면받은 것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컸지만 세금이 끊어지면 없어질 일자리라는 걸 청년들도 안다.

정부는 2017년 청년 고용 때 세금을 감면하는 ‘청년고용증대세제’를 확대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크게 늘렸다. 한 명 고용할 때 주는 지원금을 인상하고 취업자의 소득세를 5년 동안 면제하고 목돈 마련도 돕기로 했다. 이를 통해 청년실업률을 8% 이하로 떨어뜨리겠다고 했지만 현재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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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자리정책도 청년일경험지원사업을 포함해 공공일자리 110만 개가 핵심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빚을 내서라도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기업 상황이 좋아져야 일자리정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업규모가 클수록 채용 인원 중 청년의 비율이 높다는 점도 정부가 명심해야 한다.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각종 규제가 혹덩이처럼 불어나는 지금의 기업 환경에서 청년 실업 탈출구를 찾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세금#임시직#기업#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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