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은 ‘입양’ 아닌 ‘학대 근절’이다[내 생각은/정석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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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으로 입양 가정을 향한 편견과 오해가 커지는 것이 안타깝다. 실제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모두 입양 가정 사건들인 것은 아니다. 조사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해자들 중 친부모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입양 가정의 아동학대 비율은 전체의 0.3%에 불과했다. 애초 정인이 사건을 중간에 멈추게 만들 수 있었던 수많은 기회가 무산된 이유가 바로 편견 때문이었다는 걸 우리는 잊어선 안 된다. 입양 가족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소수이며 여러 편견 속에서 살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낳아 준 부모와 살지 못하는 입양인이나, 사랑의 마음 하나만으로 어려운 결단을 한 입양 부모도 우리 사회에서는 소수자에 속한다. 이들이 의기소침해지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또한 그들의 손에 자랄 입양 아동들에게 끼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학대 사망 사건을 계기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문제의 본질이 학대에서 입양으로 엉뚱하게 흐려지는 듯하다. 본질은 입양이 아닌 아동학대다. 아동학대 근절을 간절히 희망해 본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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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입양#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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