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사면론, 이낙연 책임져야”… 이낙연 “절박한 심정으로 말한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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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朴 사면론 싸고 여야 대치
野, 文대통령 책임론 제기하며 역공
이낙연 “질책 받더라도” 건의 의지 강조
윤건영 “사면논란 이제 그만했으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전직 대통령 사면론이 당내 반발에 부딪힌 가운데,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 대표의 책임론을 꺼내 들고 반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저의 이익만 생각했다면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반발하는 야당을 향해 “답답한 분들”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통합을 명분으로 꺼낸 사면론이 자칫 여야 대치의 불씨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전쟁에서 항복한 장수에게도 기본적인 대우는 있다”며 “(전직 대통령의) 사과나 반성을 요구한다는 건 사면을 않겠다는 말”이라고 했다. 김기현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을 놓고서 노리개처럼 취급한 것 아니냐”고 했다. 이명박(MB)계 좌장 격인 이재오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사과 요구에 대해 “시정 잡범들이나 하는 이야기”라고 반발했고, 이정현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 개인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 던진 언론용 미끼다. 참으로 잔인무도한 정치 쇼”라고 비판했다.

야권에서는 “이제는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사면은) 대통령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대통령이 직접 본인의 생각을 국민 앞에 밝히는 게 정도”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에서도 여진이 이어졌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사면과 같은 중대한 사안은 더더욱 국민 상식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이 대표 면전에서 사면론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면 논란은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며 “정치인이 가지는 소신은 존중돼야 하지만 민주당은 당의 입장을 분명히 정리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사면 건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KBS뉴스 인터뷰에서 “질책은 달게 받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두 전직 대통령의 범죄를 용서할 순 없지만,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방법으로 (사면을) 검토할 만하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야당의 반발에는 “그 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사과를 왜 했겠나. 그걸 생각해야 한다”며 “(두 전직 대통령이) 국민의 아픔을 이해하는 지도자로서 사과 같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도 사면 논의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우리 당원들이 굉장히 격앙돼 있는데 꼭 그렇게 볼 것이 아니다”라며 “냉정하게 상황을 봐야 한다. 여당은 국난 극복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는데 그렇다면 이낙연식 접근도 생각해 볼 발상의 전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손학규 전 민생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사면은 국민 통합의 첫걸음”이라면서 “사면은 국민 통합을 위한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라며 사면을 촉구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이은택 기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이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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