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대도 못 들던 팔로… 우승컵 치켜들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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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BA 결승 김가영 꺾은 이미래
중학생때부터 손목 극심한 통증
작년 수술하고 치료 받으며 경기


팔꿈치 터널증후군도 그의 앞길을 막지 못했다.

‘당구 천재’ 이미래(25·TS·사진)가 ‘PBA-LPBA투어 3차전 NH농협카드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이미래는 3일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당구 여왕’ 김가영(38·신한금융투자)을 세트스코어 3-0(11-7, 11-1, 11-8)으로 꺾었다. 이미래는 지난해 ‘2019 메디힐 LPBA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2021년 새해 첫 대회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LPBA 3관왕 임정숙에 이어 두 번째로 2관왕에 오른 이미래는 “김가영 선배는 정말 대단한 선수라 부담이 컸지만 나를 믿고 내게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를 이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래의 우승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래는 중학교 때부터 고질병처럼 손목에 큰 통증이 있었다. 2016년 세계선수권 출전 한 달 전에는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하지만 이미래는 선수 생명에 지장이 있을까 우려해 수술을 미뤘고, 결국 손을 아예 사용할 수 없는 마비가 와 2019년 1월 수술을 받았다. 현재도 계속 치료를 받으며 대회를 뛰고 있다.

이미래는 우승 후 코로나19 사태에 헌신한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나타내는 ‘덕분에 세리머니’를 두 차례나 해 눈길을 끌었다. 이미래는 “아버지가 당구장을 운영하시는데 코로나19로 당구장 운영자분들이 많이 힘든 상황이다. 그분들께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며 “저도 선수로서 힘든 역경을 이겨내며 좋은 모습을 보일 테니 모두가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이미래#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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