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자제” 30분뒤 비행기 탄 美시장 ‘코로나 내로남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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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시장, 추수감사절 방역 강조후 딸 만나러가자 “이중적 행태” 비난
7시간만에 “실망감 안겨줘 죄송”

칠면조 복장으로 코로나 검사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5일 미국 서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간호사가 칠면조 장식을 한 보호장구를 입고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AP 뉴시스
칠면조 복장으로 코로나 검사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5일 미국 서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간호사가 칠면조 장식을 한 보호장구를 입고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AP 뉴시스
미국에서 주지사와 시장 등 고위 공직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강조하면서도 스스로는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여 눈총을 받고 있다.

마이클 행콕 콜로라도주 덴버 시장(사진)이 트위터를 통해 추수감사절 여행 자제를 촉구하고 30분 뒤 가족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타 비난을 받고 있다고 콜로라도 지역 언론 9뉴스가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그는 비행기 탑승 직전 트위터에 “가능한 한 집에 머물라. 얼굴을 보고 저녁을 먹는 대신에 온라인 모임을 갖고, 가능하다면 여행을 하지 마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고는 30분 뒤 딸을 만나기 위해 미시시피주 휴스턴으로 향했다. 이중적 행태에 반발이 커지자 행콕 시장은 비행기에 탑승한 지 7시간 만에 사과했다. 그는 트위터에 “내 결정이 추수감사절을 홀로 보내야 하는 많은 사람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번 여행은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내린 결정이며 온 마음을 다해 이 결정을 용서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다른 정치인들도 잇따라 방역 준수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고 이날 더힐이 전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달 초 내파밸리에 위치한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열린 저녁 파티에 참석했다가 찍힌 사진이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뉴섬 주지사는 “해당 규칙을 알리는 것뿐 아니라 이를 지켰어야 했다”며 사과했다.

코로나19 기간 TV를 활용해 관련 정보를 알린 공로로 현직 정치인으로서는 처음 에미상을 수상한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따로 거주하고 있는 89세 노모와 두 딸을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취소했다. 그는 10명 이상의 실내 모임을 제한한 바 있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축하 행사에 참석한 뒤 “코로나19 유행 지역에서 돌아온 뒤에는 2주간 격리해야 한다”는 지침을 스스로 위반해 비판을 받았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美시장#코로나#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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