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사람에 대한 투자가 답이다[기고/김동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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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장면이 있다. 1218개 드론으로 형상화한 사람 모습이 올림픽 오륜기로 변하는 장면이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였다. 첨단기술의 향연에 세계가 감탄했다. 평창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드론은 군사용으로 처음 개발됐으나 방송 촬영부터 산불 감시까지 다양한 민간분야에 활용되면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산업이 됐다.

2020년 전국기능경기대회에도 드론이 떴다. 그간 기능경기대회 중심은 용접, 기계 등 전통적인 제조업이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등 기술발전에 따라 산업현장성을 확보하고 미래 일자리 기반 마련을 위해 첨단기술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산업용드론제어도 그 중 하나다.

올해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선 드론 제작과 비행 제어능력 등을 평가하는 산업용드론제어 직종을 시연했다. 55년 역사의 기능경기대회도 산업현장 변화를 반영해 미래 유망분야 숙련기술인 양성을 위한 발걸음에 동참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우리 일상을 뒤흔든 지 반년이 훌쩍 넘었다. 코로나19는 과거 유행했던 전염병과 달리 지역·업종을 가리지 않고 경제·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특히 일자리는 심각하다. 통계청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는 두 달 연속 100만 명을 넘었고, 취업자는 8개월째 감소했다.

반면 구인난이 심각한 분야도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전문 인력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많은 기업이 신기술 분야의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가 촉진한 비대면·디지털 시대, 신기술 분야 인재수요는 많으나 전문가를 찾기 힘든 형국이다. 인력수요가 급증할 유망 분야에 대응하기 위해 근로자 직무능력을 향상시켜야 하고 시금석 역할을 할 우수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공단도 3차원(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등 융합형 첨단기술 위주의 ‘고숙련 일학습병행(선취업·후학습)’에 집중하고 있다. 산업계 주도 지역산업맞춤형훈련은 스마트 팩토리 등 신산업·신기술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훈련 등 직업훈련의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스마트 훈련기법도 도입했다. 근로자 직무역량과 고용시장을 이어주는 국가자격의 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과 연계한 디지털·비대면 관련 자격(가칭 공간정보융합산업기사)을 신설한다. 국가자격 취득자가 신기술 분야 교육을 마치면 자격증에 추가 역량을 더해주는 ‘플러스 자격제도’도 마련 중이다.

인적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는 즉각적이지 않지만 기술혁신과 경제성장을 이끄는 지속가능한 모멘텀이다. 비대면 기술의 보편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등 코로나19는 기술발전을 촉진해 미래를 앞당겼다. 일터 변화를 선도할 ‘사람에 대한 투자’는 미래대응에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공단이 철저한 방역 속에서 약 320만 명의 자격시험을 시행하고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중단하지 않은 이유다. 미래를 준비한 사람과 기업은 위기에 허둥대지 않는다.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지속적인 인적자원 개발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토대가 될 것이다.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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