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속 공채시험… 방역 성공 노하우 국내외서 주목

박창규 기자 입력 2020-11-17 03:00수정 2020-11-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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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6주년 맞은 ‘인사처의 혁신’
인사혁신처는 공직 전문성 및 경쟁력 강화, 균형 인사, 채용 혁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가운데)이 7월 열린 ‘균형인사정책 발전 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하는 모습(왼쪽 사진). 인사처는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장의 방역 관리를 철저히 해 대규모 수험생이 참가하는 시험을 안전하게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사혁신처 제공
“올해 ‘5월 16일’은 정말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인사혁신처 직원은 그날을 이렇게 기억했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 치 앞이 가늠되지 않던 시기. 공무원 5급 공채와 외교관 후보자 등을 선발하는 1차 시험이 열렸던 날이었다. 당초 2월 말이었던 시험을 미룬 것이다. 시험 직전까지도 잠시 소강 상태였던 확진세가 크게 요동치며 “시험 날짜를 더 미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수험생들 입장에선 하루하루가 조급한 상황. 인사처는 방역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시험을 더 이상 미루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 시험실별 수용인원을 대폭 줄이고 발열 등 증상이 있는 수험생을 위한 예비시험실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준비를 갖췄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전국 시험장 33곳에서 약 1만 명의 응시자가 무사히 시험을 치러냈다. 인사처 관계자는 “이때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후 9급 공채와 7급 공채 등 다른 대규모 시험도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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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방역 경험, 36개국 회의에 소개

인사처가 19일로 출범 6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인사처는 공직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채용과정을 혁신하는 데 힘써왔다. 올해는 심각한 코로나19 위기가 발생했음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공직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방역대책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사실 확산 초기만 해도 일각에서는 채용 시험 자체를 진행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각종 시험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덕에 우려는 신뢰로 바뀌었다. 인사처 측은 “필기뿐만 아니라 면접시험 역시 집합 장소를 분산 운영하고 유증상자를 위한 비대면 화상면접 체계를 구축하는 등 새로운 방역 대책을 세워 시행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어려움을 극복한 성공 경험은 국내외로 전파되고 있다. 정부 기관과 민간 기업 등 40여 곳에서 시험 현장을 견학하고 인사처로부터 방역 매뉴얼을 제공받았다. 지난달에는 인사처 주관으로 정부 내 시험 시행과 방역 노하우 등을 논의하는 시험주관기관협의회도 구성됐다. 인사처 관계자는 “36개 국가가 참여하는 화상회의에서도 우리나라의 시험 방역 대책과 인사제도가 주목받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등으로 격무에 시달리는 공무원을 위한 복무관리 대책도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선 공무원이 헌신한 만큼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수당 및 성과급 지급 확대와 휴식권도 보장했다.

구체적으로는 토요일이나 공휴일에 8시간 이상 일할 때만 쓸 수 있던 대체휴무를 방역 담당 공무원 등은 평일 초과근무 시에도 쓸 수 있게 바꿨다. 방역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역학조사관을 빠르게 투입하기 위해 채용 기간도 기존보다 약 3∼4주 줄였다. 인사처는 “올 3월에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공직사회 최초로 교대 재택근무 의무화를 시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 혁신 위해”

인사처 윤리정책과의 정선옥 주무관은 지난주 ‘2020 3분기(7∼9월) 적극행정 우수 공무원’으로 선정됐다. 은행, 증권사 등의 통보 서식을 통합해 공직자 재산신고의 정확도와 편의성을 높인 점이 동료들과 민간 심사위원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적극행정은 공무원이 공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일컫는다. 적극행정 활성화를 위한 각종 노력은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인사처는 범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적극행정 추진을 위해 지난해 8월 ‘적극행정 운영규정’을 제정한 데 이어 올 8월 적극행정위원회의 규모를 늘리고 면책 범위도 확대했다.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했다가 징계를 받는 일을 줄이기 위해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면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업무와 관련해 피소당하는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공무원책임보험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적극행정에 앞장서는 공무원에게는 파격적 보상도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비접촉 음주감지기를 개발한 공무원이 특별 승진하는 등 올 상반기(1∼6월) 총 971명의 공무원이 인센티브를 받았다.

균형 인사와 민간의 우수 인재 영입도 활성화되는 추세다. 고위공무원단 중 여성 비율은 인사처 출범 첫해 4.5%에서 지난해 말 7.9%까지 늘어났다. 민간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2015년 처음 시행한 경력개방형 직위제의 경우 우수 성과자의 일반직 전환을 허용하고 일부 직위의 연봉 상한액을 폐지하는 등 점차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있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은 “지난 6년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 혁신을 하기 위해 적극행정 기틀을 마련하고 공직윤리를 확립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지금껏 쌓아온 기반을 토대로 공무원들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제대로 일하는 공직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코로나19 방역#인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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