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2011년 전세대란은 외환위기 등 시장 요인… 정책 후폭풍 지금과 달라

조윤경 기자 입력 2020-10-24 03:00수정 2020-10-2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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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도 서울 전셋값 11% 쑥
매매가 상승으로 함께 급등 양상
1999년과 2011년, 2015년에도 ‘전세대란’은 있었다. 정부 규제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금 상황과 달리 당시에는 ‘시장 상황’이 전세가격 상승을 일으킨 주요인이었다.

1999년과 2011년 전세대란의 주요인은 경제위기로 인한 부동산 매매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였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1999년과 2011년 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누적 변동률은 각각 30.46%, 12.96%로 두 자릿수나 급등했다. 1999년 전세난은 1997년 외환위기 영향으로, 2011년 전셋값 상승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리먼브러더스 등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이 파산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발생했다.

당시 수요자들 사이에선 아파트 값이 하락할 것이란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아파트 등 주택을 매매하는 대신에 전세로 눌러앉으려는 수요가 많아졌다. 또한 금융위기 여파로 주택건설 시장 상황도 악화돼 아파트 입주물량도 수년간 쪼그라들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8년 5만7000여 채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009년엔 3만200여 채로, 2012년엔 2만500여 채로 줄었다.

2012년까지 총 32만 채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정책(2009년 발표)도 주택 매매를 보류시키는 데 한몫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 시기는 두 차례의 전셋값 급등기를 지나며 국내에선 ‘하우스푸어’(집을 가진 가난한 사람들)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던 때였다”며 “여기에 보금자리주택이란 ‘반값 아파트’가 나온다는 얘기에 아무도 집을 사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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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0.79%나 상승했던 2015년의 급등기는 매매가격이 전세가격을 끌어올리는 양상이었다. 2010∼2013년 지속적으로 연간 누적 변동률이 마이너스였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4년 상승 전환에 성공한 뒤 2015년엔 6.71%나 올랐다.

전세가격이 오를 때마다 정부는 전세대출을 확대하고 도시형생활주택을 대거 공급하는 등 각종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2011년엔 8·18대책을 통해 전세자금대출을 확대하고 전월세 소득공제 대상 연소득 기준을 넓혔다. 2015년 9·2대책 때는 전세임대 물량을 확대하고 리모델링 매입 임대를 도입하는 한편 민간임대 주택인 ‘뉴스테이’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그러나 결국 전세가격이 장기 안정세에 접어든 것은 2016년 이후 매매 거래가 다시 활성화되면서부터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2014년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청약 규제가 완화돼 분양 시장이 활발해졌고, 2017년부터 입주량이 회복됐다”며 “여기에 2015년 이후 금리가 서서히 낮아지며 전세 대신 매매로 이전하는 수요가 늘어나 전세가격이 안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전세 대란#정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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