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메이저 “존슨 브렉시트 무력화로 英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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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보수당 이끌던 라이벌 정치인, 존슨 국내시장법 한목소리 비판
EU “법안 폐기 않을땐 법적 대응”


“존슨 총리 내각의 행동은 스스로를 수치스럽게 하고 영국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1990년대 영국 정계의 대표 라이벌로 꼽혀온 존 메이저(77·보수당)와 토니 블레어(67·노동당) 전 총리가 한목소리로 현 총리인 보리스 존슨(56·보수당)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정을 무력화시키려는 현 정부의 정책이 국익에 큰 해가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 전직 총리는 13일 선데이타임스에 공동 기고문을 통해 “정부의 조치는 무책임하고, 원칙적으로 틀리며, 매우 위험하다. 영국은 전례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존슨 총리가 추진하는 국내시장법은 충격적”이라며 “이 법은 EU와의 협상뿐만 아니라 미국 등 다른 국가와의 무역협상마저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영국의 국제적 신뢰가 훼손되고 불신이 만연해질 것”이라며 하원의원들에게 입법 거부도 촉구했다.

메이저와 블레어가 비판한 국내시장법은 EU와 영국이 지난해 체결한 브렉시트 협정 일부를 무력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내년부터 상품 간 이동에 있어 브렉시트 협정 내용을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전직 총리들의 기고문을 본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54·보수당)도 14일 논평을 통해 “존슨 내각의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반대를 표명했다. BBC는 “전직 총리들의 개입에도 존슨 총리는 법안을 강행할 것”이라며 “노딜에 대한 보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반면 EU는 3주 내 법안을 폐기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국#브렉시트 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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