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미군 장갑차를 들이받아 차에 타고 있던 4명이 모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31일 포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25분경 창수면 영로대교 650m 부근에서 관인면 방향으로 향하던 50대 남성 A 씨의 맥스크루즈 SUV가 미군 장갑차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SUV 차량은 사고 후 반대편 차로로 튕겨 나갔고, 미군 장갑차도 교량 옆 난간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SUV에 타고 있던 50대 부부 등 4명이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장갑차에 타고 있던 미군 2명 중 운전자인 상병 B 씨(22)는 가벼운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SUV 차량의 엔진 부분은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크게 파손됐다. 장갑차도 오른쪽 무한궤도가 이탈했다. 사고 지점 주변에는 미군 사격 훈련장인 영평사격장이 있으며, 사고가 일어난 날도 훈련을 마친 미군 장갑차량이 강원 철원 부대로 복귀하던 중이었다. 사고가 난 장갑차는 차체 색이 어둡고 후미에 빛 반사지는 붙어있었지만 야간에 운전자가 발견하기는 쉽지 않았다. 장갑차가 민간 차량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이동을 알리는 호위 차량(콘보이)도 동행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미군이 안전운행을 했는지, A 씨의 과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이날 “미군은 한국 정부의 조사에 협조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면서 일시적으로 해당 지역의 훈련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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