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서 미군 장갑차 추돌… SUV 탑승자 4명 모두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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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차량 없이 부대 복귀중 사고… 주한미군 “한국정부 조사에 협조”

지난달 30일 오후 9시 25분경 경기 포천시 영로대교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미군 장갑차를 들이받아 차량이 심하게 찌그러져 있다. 이 사고로 SUV 탑승자 4명이 모두 사망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달 30일 오후 9시 25분경 경기 포천시 영로대교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미군 장갑차를 들이받아 차량이 심하게 찌그러져 있다. 이 사고로 SUV 탑승자 4명이 모두 사망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 포천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미군 장갑차를 들이받아 차에 타고 있던 4명이 모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31일 포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25분경 창수면 영로대교 650m 부근에서 관인면 방향으로 향하던 50대 남성 A 씨의 맥스크루즈 SUV가 미군 장갑차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SUV 차량은 사고 후 반대편 차로로 튕겨 나갔고, 미군 장갑차도 교량 옆 난간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SUV에 타고 있던 50대 부부 등 4명이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장갑차에 타고 있던 미군 2명 중 운전자인 상병 B 씨(22)는 가벼운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SUV 차량의 엔진 부분은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크게 파손됐다. 장갑차도 오른쪽 무한궤도가 이탈했다. 사고 지점 주변에는 미군 사격 훈련장인 영평사격장이 있으며, 사고가 일어난 날도 훈련을 마친 미군 장갑차량이 강원 철원 부대로 복귀하던 중이었다. 사고가 난 장갑차는 차체 색이 어둡고 후미에 빛 반사지는 붙어있었지만 야간에 운전자가 발견하기는 쉽지 않았다. 장갑차가 민간 차량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이동을 알리는 호위 차량(콘보이)도 동행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미군이 안전운행을 했는지, A 씨의 과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이날 “미군은 한국 정부의 조사에 협조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면서 일시적으로 해당 지역의 훈련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포천=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주한미군#포천 미군 장갑차#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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