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톡으로 모든 지식거래가 이뤄지길 원해” 심범석 프론티 대표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6월 18일 2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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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쉽지만 그 특성을 잘 적용하는 일은 어렵다. 참여와 분배, 보상 등 여러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선순환 구조를 갖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이를 100% 구현한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기술적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플랫폼이 제안하는 미래(비전)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직톡(Ziktalk)은 눈에 띄는 서비스다. 블록체인과 사회망(소셜 네트워크)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재능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서로 일상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다. 다양한 언어만큼 직군도 다양하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요리사일 수도, 법률 전문가일 수도, 엔지니어일 수도 있다.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사회망 서비스, 언어 교육(튜터), 지식 공유 등 참여 기반 서비스 블록체인 서비스는 많다. 하지만 직톡은 이를 융합한 형태의 서비스다. 그래서인지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이에 직톡을 개발한 심범석 프론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국에서의 경험이 직톡에 영향을 주다

직톡에는 심범석 대표가 미국으로 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경험했던 것들을 녹여냈다. 그는 지난 2009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문제는 영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막연히 유학길에 올랐다는 것. 영어를 배우기 위해 뉴욕에 있는 국제센터를 찾았고, 그곳에서 매일 10시간 가량 자원봉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영어를 익혔다. 그 과정에서 언어 교육, 특히 말하기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한다.

국제센터에서 언어를 배운 경험은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국제센터는 미국 내 은퇴 노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이민 또는 타국에서 온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곳이다. 여기에서 그는 언어를 배우고 노인들은 말친구가 생기니 어떻게 보면 상부상조 한다는 느낌이다.

심범석 프론티 대표. (출처=IT동아)
심범석 프론티 대표. (출처=IT동아)

"언어를 배우려면 말하는 것이 중요하죠. 공부가 아니라 연습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는 하루 10시간씩 3개월 정도 말하니까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하더라구요. 1,000시간 가량 필요한 것입니다. 문제는 당시 미국 유학을 온 사람은 영어 단어는 잘 아는데 말을 할 줄 몰랐어요. 제대로 몇 시간 제대로 대화를 나눠 본 적이 없는 겁니다. 이 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중요한 것은 언어를 배우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이었다. 원어민과 1~2시간 가량 대화하는데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만 원이 필요했다. 유학 중인 학생이나 뒷바라지하는 부모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심 대표는 이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고 마음 먹었다. 마침 자신이 언어를 배우는데 도움이 됐던 국제 센터가 자금 사정으로 문을 닫았고, 자신이 받은 혜택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발품을 팔아 뉴욕 내 저렴한 곳을 임대, ‘잉글리시 라운지’의 문을 열었다. 뜻이 맞는 국내외 자원봉사자를 모아 외국에서 온 이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언어를 배우고 친구를 사귀고 싶은 외국인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지면서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사업에 도전했다. 온라인 마케팅과 사회망 서비스 등에 도전했지만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그 가운데 접한 비트코인은 큰 충격을 줬고, 동시에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한다. 이후 2015년부터 직톡을 기획하고 서비스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심범석 프론티 대표. (출처=IT동아)
심범석 프론티 대표. (출처=IT동아)

직톡은 현재 사회망(소셜 네트워크) 및 원어민과 대화(통화 및 문자)가 가능한 서비스다. 일반 혹은 전문 선생님 등으로 분류해 무료 혹은 유료로 이용 가능하다. 비용도 선생님 재량에 따라 다양하게 설정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현물(현금)로 거래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각 국가마다 출금 조건이 다르고 수수료 또한 지불해야 되기에 번거로울 수 밖에 없었다. 이 때 블록체인이 떠올랐다고 한다.

"여러 언어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언어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것도 저렴하게 말이죠. 하지만 현물로 거래하자니 쉽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직톡의 생태계를 구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봤습니다. 서로 대화하면서 보상을 받고 이 안에서 소비가 이뤄지는 선순환 경제가 구축됐으면 하는거죠."

언어에 국한된 것 아니라 모든 지식거래 이뤄지길 원해

직톡은 블록체인과 만나면서 완성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동시에 기는 전 세계 사람들이 지식을 공유하고 그에 맞는 보상과 소비가 이뤄지는 지식 공유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심 대표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형태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 봤다. 이어 플랫폼이 수익을 독점하는 게 아닌, ‘생산(참여)·분배·소비’가 원활히 작동하는 선순환 구조를 직톡으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에는 행위에 대한 합당한 비용이 있었지만, 인터넷 시대에서는 이 구조가 깨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플랫폼 사업자가 수익을 독식하고 있어요. 자연스레 디지털 경제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합당한 보상이 있으면 소비자 일어나게 되고, 자연스레 그 안에서 경제가 작동합니다. 직톡은 이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소통하고, 그로 인해 수익이 생기면 소비도 하면서 말이죠."

그는 블록체인의 혁신은 사람과 사람이 가치를 주고 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경제가 이뤄질 수 있는 저렴한 수수료와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가입자를 늘릴 수 있으며, 나아가 인터넷이라는 환경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라 보는 것이다. 이에 직톡은 사용자가 투자자이자 주주라는 점을 언급했다. 같이 혜택을 받으며 성장한다는 의미다.

심범석 프론티 대표. (출처=IT동아)
심범석 프론티 대표. (출처=IT동아)

직톡은 다른 서비스에 비하면 작은 팀이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있다. 모든 지식거래가 이뤄지는 플랫폼을 만다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Untac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입자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필요할 때에 계약을 맺고 일하는 경제 활동 방식인 긱 이코노미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이 블록체인을 활용해 혁신적인 기업이 나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이코노미를 잘 이해하고 준비한 기업이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그 때문에 오히려 큰 기업보다 우리 같은 작은 기업들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 봅니다."

글로벌 지식 거래 플랫폼으로 나아가려는 직톡. 그들의 도전은 시험대에 올랐다. 원활한 디지털 경제를 유지하면서 모든 참여자가 자연스레 지식 거래가 이뤄지도록 생태계를 꾸려야 하기 때문. 험난한 길이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묵묵히 길을 걷고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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