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적은 역시 적…남측과 교류·협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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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17일 0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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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북한 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북한 노동신문
북한이 17일 “앞으로 남조선당국과의 무슨 교류나 협력이란 있을 수 없다. 주고받을 말자체도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북남(남북)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은 일장춘몽으로 여기면 그만이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장금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명의의 ‘께끈한(언짢은) 것들과는 더는 마주앉을 일이 없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이같이 단정했다.

장 부장은 “다급해난 청와대가 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그 결과에 대한 공식입장이라는 것을 밝혔는데, 지난 시기 오랫동안 써먹던 아주 낡은 수법대로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감히 그 누구를 위협하는 따위의 가소로운 입질까지 해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느니,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느니, 모든 사태의 책임이 전적으로 북에 있다느니,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느니 하며 그나마 체면치레라도 해볼 심산으로 눈을 질끈 감고 비명같은 소리를 질러대는 꼴을 지켜보았다”고 지적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AP/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AP/뉴시스

장 부장은 “온 민족과 세계 앞에서 한 북남선언과 합의를 휴지장으로 만든 장본인이 누구인데 도대체 그 책임을 누구보고 지란 말인가”라며 “우리가 가장 신성시하는 것을 건드려 우리 인민을 그토록 격노하게 만들고 정세를 걷잡을 수 없는 막바지로 몰아온 도발자가 과연 누구인데 감히 누구에게 매를 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또 “비겁하고 나약하고 때없이 께끈하게 노는 상대와 골백번 마주앉아야 이행될 것도 없고 북남관계의 앞날도 보이지 않는데 책임진들 무엇이 두렵겠는가”라며 “북남관계가 총파산된 데 대한 책임을 진다고 해 눈썹 하나 까딱할 우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가 전날 폭파된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지켜볼수록 혐오스럽고 께끈한 남측당국과 더는 마주앉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래서 북남사이의 접촉공간들을 없애버리는 일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집권기간 치적 쌓기에 몰두해온 남조선당국자에게나 이해관계가 있는 문제이지 우리는 지금까지 무슨 득을 보려고 남측을 상대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를 통해 ‘적은 역시 적’이라는 결론을 다시 확인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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