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식 “축구 해외응원 26년간 59차례… 자긍심과 행복의 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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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가 없다’ 펴낸 박용식 단장

손흥민 등 태극전사를 응원하기 위해 26년간 59차례 해외 원정 응원을 다녀온 박용식 아리랑 응원단장(왼쪽). 박용식 아리랑 응원단장 제공
손흥민 등 태극전사를 응원하기 위해 26년간 59차례 해외 원정 응원을 다녀온 박용식 아리랑 응원단장(왼쪽). 박용식 아리랑 응원단장 제공
붉은색과 파란색의 태극 페이스페인팅을 하고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그의 모습은 한국 축구 응원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강렬한 응원 장면이 방송 중계에 자주 포착돼 ‘태극기 아저씨’로 불리는 박용식 아리랑 응원단장(57·레드엔젤 총단장 겸임)이다.

축구 마니아였던 그는 1994년 미국 월드컵을 시작으로 26년간 59차례 해외 원정 응원을 다녀왔다. “누군가 내게 ‘무엇을 하고 살았느냐’고 묻는다면 ‘응원하며 살았노라’라고 말하겠다”는 그는 월드컵에서 겪은 에피소드 등을 담은 책 ‘응원에는 은퇴가 없다’를 최근 출간하기도 했다.

박 단장은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고, 축구 응원을 통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1994년, 1998년(프랑스), 2006년(독일), 2014년(브라질), 2018년(러시아) 등 다섯 차례 월드컵 원정 응원을 포함해 손흥민(토트넘)이 출전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2019년) 등 한국 축구의 역사적 순간을 현장에서 함께했다.

외국 팬들과의 ‘기 싸움’에서 지기 싫어 태극 문양 페이스페인팅을 한 채 응원하고 나면 피부가 상하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박 단장은 “한국 축구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한국 4강) 이후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원정 응원을 갔다. 해외 팬들이 ‘안방에서 너희가 4강에 오른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해 자존심이 상했다. 그런데 우리가 조별리그 1차전 토고전(2-1 한국 승)에서 ‘월드컵 해외 경기 첫 승’을 거둔 순간 짜릿함과 자부심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원정 응원을 많이 다녀 ‘재벌 아들인가’라는 말도 들었지만 사실이 아니다. 내 돈은 주방에서 습기를 먹으며 수고한 내 노동력이자 아내의 눈물이다. 그동안 (원정 응원에) 4억 원이 넘는 돈이 들었지만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대전에서 고깃집을 운영한다. 불우한 청소년을 후원하는 선행도 펼쳐온 그는 책의 판매 수익금 중 절반을 대전의 한 보육원에 장학금으로 기부할 계획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박용식 단장#축구#축구 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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