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문화를 바꾸는 따뜻한 약 이야기]“상아질 재생시켜 시린 이 치료… 임상 거쳐 출시 예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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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센스바이오 ‘코핀7’
라이나50+ 어워즈 창의혁신상 수상

음식을 씹다가 치아가 시린 적이 있는가. 여태까지는 시린 이를 깔끔히 치료하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한 바이오 기업이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했다. 시린이 치료물질을 처음 개발한 박주철 하이센스바이오 대표(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구강조직학 교수·사진)와 함께 시린 이의 원인과 새로운 치료법을 알아봤다. 하이센스바이오는 최근 50대 이상 세대를 위한 ‘라이나50+ 어워즈’의 제3회 창의혁신상 수상기업에 선정됐다.

―시린 이는 왜 생기나.

“치아는 외부에 단단한 껍질인 법랑질이 있고, 그 안에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상아질이 있다. 시린 증상은 강한 칫솔질 같은 외부 자극이나 충치균의 화학적 자극 또는 잇몸질환으로 인해 법랑질이나 백악질이 벗겨져 상아질이 노출돼 생긴다. 상아질이 자극을 받으면 시린 증상을 유발하는 신경이 자극을 받는다.”

―시린이는 왜 치료제가 없나.

“기존의 시린 이 치약은 사용기간 증상을 일부 완화시킬 뿐이다. 치과 치료 방법은 레진 등으로 시린 부위를 막는 것이다. 하지만 재료 수축력과 치아 내부에서 밖으로 작용하는 힘으로 인해 2, 3개월만 지나면 레진이 벗겨져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임시치료는 있어도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는 얘기다. 시린 이를 치료하려면 신경을 자극하지 않도록 새로운 상아질을 만들어 자극 부위를 막아야 한다. 20년에 걸쳐 개발한 ‘CPNE7(코핀7) 기능성 펩타이드’가 바로 상아질을 원래대로 재생해 신경이 자극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코핀7은 의약품인가. 아니면 마트에서도 살 수 있는 의약외품인가.

“일종의 세포를 자극해 상아질 형성을 유도하는 개념이기에 전문의약품에 해당된다. 그래서 기존 치약이나 가글린처럼 바로 제품이 나오지 못하고 비임상 동물시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거쳐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 허가를 신청한 단계다. 제품출시까지는 2, 3년 정도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포를 자극하는 치료제라면 부작용도 있지 않나.

“동물실험 결과를 보면 부작용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임상시험을 통해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는 걸 증명할 예정이다. 그래야 제품이 출시될 수 있다.”

―시린 이를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 달라.

“시린 이 예방은 첫째 올바른 칫솔질과 이를 꽉 깨무는 것과 나쁜 습관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상아질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시린 이는 충치나 치주질과 동반되기 때문에 올바른 칫솔질과 정기적인 치과 검진, 스케일링을 통해 구강 건강 관리를 받아야 한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문제는 시린 이 치료제가 우리나라는 전문의약품이지만 유럽에선 의료기기에 해당되고 미국에선 일반의약품 또는 의료기기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즉 나라마다 제품 승인이 모두 다르다. 우리 같은 벤처회사가 여러 나라의 허가를 모두 진행하기는 힘들어 해외 유명 기업으로 기술을 수출할 계획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헬스동아#건강#세상을바꾸는따뜻한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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