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나 마사지 자격증 있어”… 여교사 어깨 주무른 교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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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성적 모욕감에 정신과 치료”
충남교육청, 현장조사 나서

충남의 한 중학교 교장이 여교사에게 성추행과 욕설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관할 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충남교육청과 학교, 피해 교사 대리인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교장으로 부임한 A 씨는 지난달 21일 서류 결재를 받기 위해 교장실로 온 여교사 B 씨의 어깨를 약 5초간 주물렀다. 당시 교장은 B 씨에게 “내가 마사지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성추행을 정당화화려고 했다.

교장은 지난달 17일 B 씨에게 고구마를 사오라는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켰고, 고구마 수량이 잘못됐다며 욕을 했다. 8월 회식 자리에서는 술을 마시라 강권했다. 당시 B 씨가 치과 치료 중이라며 거절하자 자신의 술잔을 거꾸로 뒤집으며 “앞으로 너한테는 술 절대 안 준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B 씨는 교장에게 술을 따르고 자신도 술을 마셨다.

B 씨 대리인은 “이전부터 교장의 성추행, 성희롱, 막말로 B 씨가 성적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껴왔다. 현재 정신적 피해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A 씨로부터 비슷한 피해를 당한 여교사가 더 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학교는 22일 B 씨를 공무상 병가 처리하고 관할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교장은 학교의 자체 조사 때 “일부는 인정하지만 나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이날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신고가 접수된 지 3일 만이다. 피해 교사 측에서는 교육청의 대응이 부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성 관련 신고가 접수되면 교육청은 조사에 앞서 피해자 보호 조치부터 해야 하지만 3일간 교장의 출근, 직무 정지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조사 중이라 교장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교장#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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