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펀치 맞은 트럼프, 문재인 정부의 대북유화책 우회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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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核 폭주 6차 핵실험]“韓, 대화 안먹힐것 깨닫는중” 트윗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해 돌연 한국 쪽에 화살을 던졌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유화책(appeasement)’이라고 비판하며 ‘대북 대화 일변도’ 정책에 대해 우회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당 표현을 소개하며 “트럼프가 한국을 향해 일종의 질책을 가했다”고 분석했다. ‘유화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히틀러를 상대로 평화공작을 했던 영국 정부의 정책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상당히 부정적인 뉘앙스가 담겨 있다.

일각에서는 1일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 간 전화통화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이견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화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북한과의) 대화는 답이 아니다”라고 올렸다. 6월 워싱턴 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이 ‘운전사’ 역할을 자처하고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한 것에 대한 불쾌한 감정이 표출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이 대화를 이용한 유화책(appeasement)은 먹히지 않는다는 걸
 알아가고 있다”며 “저들(북한)은 한 가지(도발)만 안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내가 이미 
(한국 측에)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캡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이 대화를 이용한 유화책(appeasement)은 먹히지 않는다는 걸 알아가고 있다”며 “저들(북한)은 한 가지(도발)만 안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내가 이미 (한국 측에)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북한을 향해 ‘분노와 화염’에서 “(김정은이) 현명하고 이성적”이라는 등 다양한 수사(修辭)를 퍼부었지만 결국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7월 4일과 28일)와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8월 29일) 실험을 막지 못했고 수소폭탄 핵실험이라는 강펀치까지 얻어맞은 셈이 됐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북한 핵실험으로 미국 내에 군사적 옵션이 다시 부상하면서 한반도에 ‘9월 위기설’이 몰아칠 것으로 내다봤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은 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정부가 군사적 압박과 다각도의 외교적 노력을 했지만 결국 북한이 6차 핵실험으로 레드라인을 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미국의 북핵 대응책은 급격하게 군사적 옵션으로 기울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추진 항공모함과 스텔스 전투기, B1-B 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상시 배치하거나 미국 본토에 보관 중인 350개의 전술핵 중 일부를 배치하는 방안까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새로운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의 모든 교역관계를 끊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압력도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 안보리는 7월 북한의 두 차례 ICBM급 화성-14형 발사 이후 지난달 5일 대북 제재 결의안 2371호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지만 중국의 반대로 원유 공급 중단 조치는 포함시키지 못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핵의 평화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중국의 주장은 명분을 잃게 됐고, 원유 공급을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더 거센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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